<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드라마가 『제빵왕 김탁구』가 끝난 직후, 꽤 잘 나가려다 싶었는데, 종영되어버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나도 그렇고. 구미호는 ’아홉 개의 꼬리가 있는 여우’를 일컫는다. 그러나 구미호는 여우의 일종도 아니다. 그저 전설 속의 괴물일 뿐이다. 구미호는 위협적인 여우라서 그 괴물은 사람들을 해치고 그래서 사람들 역시 구미호를 없애야 할 존재로 여기고 제거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구미호가 지금의 현실에 나온다면? 우리나라는 난리가 날 것이다. 구미호를 잡기 위해 군인들을 동원하여 끝내 그 여우를 죽일 것이다. 그러나 그 구미호는 변장의 능력이 있다. 평범한 사람으로 변한다면 구미호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변장한 구미호가 사실 내 여자친구라면? 알고 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구미호라는 걸 알면서도 사랑하기에 계속 만난다. 그리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녀가 구미호라는 걸 알고 그녀를 제거하려는 무리와 자신의 여자친구를 지키려는 남자의 갈등, 그것이 이 소설 그리고 드라마의 주요 줄거리이다. 구미호는 분명 공포의 대상이지만, 인간으로 변신할 때 오히려 친숙한 친구가 되기도 한다. 이 드라마와 소설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