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범 님은 90번의 낙방 끝에 소설가로 등단하셨다고 한다.   저서 '할매가 떴다'는 이미 종영된 sbs 드라마 '떴다 패밀리'의 원작이라고 한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지라 이 책을 읽다가 그 드라마를 찾아보기도 했다.
제목에서의 김태희는 그 연예인 김태희가 아니라, 보통 시민으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의 프로필이 평범한 것 같지는 않다.  배울 만큼 배우고 직업도 방송국 성우면 선망의 직업이자 전문직에 속하니깐.   책의 등장인물들이 표현한 비호감 외모라는 김태희에서 첫눈에 반한 남자는 스펙이면 스펙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남?이다.    바로 '찰스 리' 로 잘 나가는 의사다.   찰스 리에게는 김태희와 공유할만 반전의 비밀과 성장통이 숨어있는데 그 이유가 김태희에게 반한 연결고리가 된다.  그럼에도 찰스 리가 김태희에게 향한 마음이 진실인지 아리송하다.  이 소설 속 김태희는 성형수술을 거부하고 찰스리는 그런 김태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

김태희의 가족은 어떠한가... 김태희는 부모님이 계시지만 소녀가장에 가깝다.   고지식하고 교과서적인 아버지는 체면과 소신을 더 귀하게 여기시고, 기가 센 엄마는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말아먹기 일쑤다.   그리고, 하나뿐인 남동생은 역시 철이 없고 매사 겉돈다.   김태희는  일찍 철들은데다가 지성미를 겸비하고 일도 잘하고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여인이다.  다만, 얼굴만 빼고는...
작가는 외모지상주의를 통렬히 비꼬고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일명 가진 사람들의 삐뚤어진 욕망도 파헤친다.

보통 인생역전을 하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하는데 여기서는 그 성형수술이 그 반대의 의미로  해석된다는 설정이 참 절묘하다.    물론, 잘 생긴 남자주인공 찰스 리가 예쁘지 않은 여주인공 김태희에게 반할 것은 쉽게 공감은 안 된다.  영화배우 같은 비주얼에 직업, 집안까지 다 갖춘 찰스리라는 인물은 여인들의 환상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그러기에 이 책은 뼈져린 풍자와 재미가 골고루 섞여있는 블랙코미디이자 서글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김아중 주연의 영화 '미녀는 괴로워'도 연상되는데 성형의 의미와 결과는 전혀 다르다.

김범, 천하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