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 상대하기 - 가타다 다마미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가끔 만나면 다행인데, 그런 사람이 직장 상사라거나 주요 고객이라거나 심지어 가족이라면 하루하루가 숨이 막히고 답답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만나봄직한 '독불장군'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소개되어있는 책이 [독불장군 상대하기]라는 책이다.

 

 

 

저자인 가타다 다마미는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라고 한다. 정신과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왔을까. 저자가 책에서 설명하기로는 독불장군의 유형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과 '남의 말을 들을 수 없는'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남의 말을 들을 수 없는 사람'은 망상, 강박관념, 지나친 자기애 (p.149)를 가진 사람들로 주로 정신과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들 외에도 자기 말만 옳고, 남의 말은 틀렸다고 믿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정신적 피해로 정신과를 다닌다고 하니, 세상을 살아가면서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1장부터 6장까지 구성되어 있으며, 독불장군이라고 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와 그런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나타나있다.

우선 1장에서는 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지, 독불장군들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내가 떠올린 사람들도 대부분은 '이것 아니면 안돼'라고 하는 All or Nothing을 주장하는 사람들이었고, 유연성이 없으며 변화에 대해선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장을 읽으면서 나는 혹시 내 주장만 펼치며 남들에게 '독불장군'처럼 보여지진 않을까 하며, 독불장군의 특징들을 보며 내 행동들을 되돌아 보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는 일본 사회나 우리나라 사회나 비슷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전에 일본의 청년 문제를 다룬 소설을 읽으면서도, 마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일본의 현재 모습 역시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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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영향으로 혼자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남들과 교류하고 생각을 주고 받으며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기회도 적을 뿐더러, 저출산 및 핵가족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시야와 사고가 굉장히 좁은 상태로 커나가고 있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동조압력'이라는 것이 일본의 큰 특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모난 돌이 정맞는다'라는 말처럼, 무리에서 튀면 오히려 안좋게 보는 시각 역시, 일본만의 특징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똑같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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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점점 더 사람들과의 시간보다 기계와의 시간이 늘어날테고, 핵가족화는 더욱 고착화 될텐데, 이런 현실 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와 방법들을 사회적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야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독불장군들은 주로 '유아기 나르시시즘의 잔재'가 강화되어 자존심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현재 일본 사회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p.143) 하는데, 이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서 인식할 수도, '경험을 통해 강화된 전능감'을 지닐수도 없으며 자존심을 유지하는 것 조차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유아기 나르시시즘의 잔재'만으로 형성된 자존심은, 땅바닥에 드러누워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떼쓰는 아이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한다. 자신감도 실적도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고, 자신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 즉, 오늘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개인이나 집단이 늘고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존심을 갖기 어려운 사회라는 것이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다른 의미이지만, '경험을 통한 전능감'이 곧 자존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존심만 센 사람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낮은 자존감을 감추기 위해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일본 사회도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역시 이런 부분에선 문제가 많다고 본다. 비행 청소년들이나 묻지마 범죄들도 어찌보면 '경험을 통한 전능감'이나 '대상 리비도의 만족'을 얻지 못한 경우들이지 않을까. 전체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이해 이런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고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