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한 입담과 함께 깊이 있는 사고를 가진 재주꾼 김제동.

 

최근 ‘토크 콘서트’를 성원리에 진행하면서 그의 진가는 더욱 빛나는 듯하다. 그런 그가 종횡무진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소설가 이외수부터, 가수 수영, 영화배우 황정민, 국회의원남경필 의원, 제주 해녀 고미자씨까지.

 

사실 한 사람을 인터뷰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자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와 인터뷰이가 하고 싶은 말의 접점을 찾기란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인터뷰이를 편안하게 만들어 독자와 인터뷰이의 호기심과 발설 욕구를 적절히 조화해 내는 것이 김제동의 강점이다.

 

이 책은 지난 1년여 동안 경향신문에 <김제동의 똑똑똑> 코너를 통해 인터뷰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진솔하고 유쾌한 이야기에 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인터뷰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기대를 넘은 사람도 있고, 기대에 못 미쳤던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달리 사람을 보게 만들었다. 아니 오히려 사람들 쉽사리 판단하려는 오만을 반성하게 했다.

 

책에서는 생각보다 깊이 있는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오고가는 말 속에서 인생을 사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또 그들의 모습을 내 인생에 투영시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사람마다 배울 점이 있고, 짧은 인터뷰지만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고, 노력이 담겨있다. 그 안에서 그들의 인생 철학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충남도지사 안희정의 인터뷰에서는 자기만의 담론과 철학이 뚜렷했다. 김제동도 이야기했지만 뭘 물어도 정리돼서 진지하게 돌아오는 답변은 나 역시 감탄하게 만들었다. MBC 앵커 최일구의 인터뷰 역시 이미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깼던 사람 중 하나다. 뉴스를 가볍게 만들고 이슈만 만든다는 비판을 받는 그가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안는 뉴스를 전하기 위해 비판을 받아도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대목은 그를 달리 보게 만들었다.

 

인터뷰는 대화체로 되어 있어 때때로 읽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핵심없이 흘러가는 인터뷰는 아무런 의미를 남기지 않는데, 이 책은 의미가 곳곳에 알알이 박혀있다. 물론 차려놓은 뷔페에 손갈 곳이 적은 것처럼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들 때문에 감동의 배도 이내 꺼져버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로 인해 이 책의 진가는 여전하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다.

김제동이만나러갑니다, 김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