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겨울이지만 워낙 기세가 등등해서....

하지만 그 기세등등했던 겨울을 뒤로하고 봄빛이 감돈다.

햇살과 공기중에서 겨울천(川)에서 봄이 올라오고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것은 내 몸의 반응이다.

봄 내음이 솔솔 풍겨 웅크려졌던 마음과 생각들은 밖으로 자꾸 나가자고 한다.

화사하고 향기 짙은 꽃나무들이 겨우내 온실속에서 시간을 보내다 줄줄이 밖으로 나와 저마다의 향기와

색깔을 뽐내며 맞이할 새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는것처럼 그 싱싱한 풋내를 맡으러 식물원에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날들이다. 그 설레임은 갈수록 더해지는 것 같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집 안에는 생명력 넘치는 식물들이 없다.

쑥쑥 자라 벌써 2번이나 분갈이를 해주고 식구를 늘린 언제나 행복한 '천냥금'과 결혼할 때 시장에서

사다 처음으로 집에 델꼬 온 벌써 10년지기 익숙한 친구 '테이블야자'만 덩그러니 있을 뿐이다.

식물 키우기에는 참 게으른 사람인데 나에게 와서 잘 커주는 것 보면 저 애들도 대단하다.

저 애들 보면 식물 키우기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초보자도 쉽게 식물을 키울 수 있고, 식물로 공간의 변신도 꾀할 수 있고, 마음의 위로까지 덤으로 줄 수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식물 키우기 노하우까지 엿볼 수 있는 책 <식물 수집가>를

만났다. 한결같은 그들의 식물을 향한 애정이 삶 곳곳에서 느껴졌다.

 

식물로 인해 행복해지고, 유연해진 그들의 삶.

식물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정원사, 원예가, 가든 디자이너, 식물세밀화가, 레스토랑 오너,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식물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식물과 연계해 창조적인 일들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나 조부모로부터의 식물과 함께해 온 삶을 자연스레 받아들인 사람도 있는 반면

우연한 기회에 식물과 인연이 닿아 키우며 자라는 것을 보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삶 속으로 들여놓은

사람들도 있다. 식물을 키우다보면 자연 앞에서 늘 겸손해지는 마음과 그저 그 공간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들은 그들뿐 아니라 퍽 공감이 갔다.

 

 

 

이 책 <식물 수집가>를 보면서 계속 공간의 아름다움에 대해 상상하기도 했다.

그저 흐뭇하고 그저 좋은 상상의 나래. 그럴려면 일단 식물을 내 일상 속으로 더 가까이 가져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어떤 공간에 어떻게 식물을 배치하고, 어떤 식물들이 그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

식물과 공간의 아름다움에 집중한 그들의 삶, 늘 똑같은 일상이지만 절대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

자신이 애정을 쏟은만큼 식물도 그것에 반응하듯...... 그 보람 때문에^^

자연스레 생각의 유연함이 묻어나는 삶일 듯 싶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어쩌면 삶을 더 풍성하게 보고 느끼고 즐기는 시간이다.

식물이 성장하고 자라는 과정을 통해 기다림도 경험하고 삶의 이치도 깨닫는다.

여러권의 책보다 식물 하나를 키우면서 배우는게 참 많을 것 같다.

특히 살아있음의 감사함과 생명의 소중함, 책임감..........

 

빨리 식물을 들이고 싶다. 볕 잘 드는 효진이 방에는 어떤 꽃나무가 좋을까?

방 안이 화사해질 것 같다. 거실 한 쪽에 넓고 투박한 책꽂이를 놓아 그 위에 식물과 작은 소품들로

채우면 집 분위기가 완전 살아날 것 같다. 봄빛 가득한 환한 미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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