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고 바람불고 비 내리고 반갑지않은 모랫바람에다.....

예상치 못하는 3월의 변덕스런 날들이 지나가고 낼 모레는

영국시인 엘리엇의 '황무지' 詩처럼 잔인한 4월이 시작된다.

우리에게도 절대 잊혀지지도 잊을 수 없는 힘겨운 4월.

한창 예쁜 꽃 피어나는 때에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꺾여버린 꽃망울들.

더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계절이자 날들이다.

 

 

 

    

 

아픔도 힘겨움도 저 너머에.....

변덕스런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따사로움이 한바탕 춤을 춘다.

구름 위로 마구 솟아오른다.

그 싱그러운 기운 제대로 받아 땅이 꿈틀거린다.

덩달아 아이의 재잘거림에 장난끼 다분하다.

메마른 나무가 곧게 뻗어 기지개하며 움트는 소리

물빛 그림자들이 앞다퉈 출렁거린다.

봄빛이 깃들었다.

 

 

 

 

앙상한 나무가지에 푸른빛 돋아나고

사이사이 이렇게 조신하게 새색시 분홍빛 분칠되어 멋을 내는

산도 이럴진대,

나중에 거리 곳곳에 하아얀 물결들은 얼마나 난분분하게 될까?

그 난분분함에 얼마나 많이 가슴앓이하게 될까?

 

 

 

 

 

올려다봐야하는 산수유,

그저 나와 눈높이 맞는 개나리,

엎드려서 시선을 맞춰야되는 양지꽃,

 허드러지게 요란하게 피지는 않았지만

샛노오란 봄,

머뭇거리지 않고 내 마음에 살포시 앉았다.

나에겐 그래도 너희가 갑이다.......

 

 

 

 

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산은 이제 안녕~!!

알았는데.... 산이 나에게로 왔다.

오름의 기쁨은 잠시지만 그래도 꽃 피고 새 우는 산이 있었다.

그 산을 햇빛이 야단법석으로 비추는 날 올랐다.

봄을 만났다.

그리고 더 신기한 광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봄 밥상의 싱그러움을 알려주는 돌(돈)나물이 아무렇게나 퍼질러져있는 나뭇가지에 싹을 틔웠고,

그 나뭇가지를 감싸며 돌나물이 자라고 있었다.

산을 오르면 꼭 나랑 산이 숨바꼭질 하는 것 같다.

 

꼭꼭 숨어라..... 머릿카락 보일라? 어디 어디 숨었니?~~~~

 

 

 

뒷산, 산책, 따뜻한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