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양산 통도사의 여름은 깊어져가고 있었다. 남부지방은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빨리 끝난 것 같다. 세차게 구비구비 흐르는 물보다 고여 유유히 흘러가는 물이 더 많았다. 얼굴이 말갛게 물 아래 훤히 다 보였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 휴가는 시작되지 않았는지 계곡을 찾아 여름 더위를 식히려고 온 사람들보다 통도사 사찰을 찾은 사람들이 더 많았다. 주말도 아닌 평일이다보니 더 그렇겠지. 오히려 사람 없음이 사찰을 좌우 경계로 둔 계곡물을 더욱 운치있게 돋보이게 하였다.   양산에 이사온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2년이란 시간 짧은 시간도 아닌데 여기 양산 통도사에 처음으로 왔다. 인근에 있는 통도환타지아엔 놀이기구가 있어서 효진이랑 같이 와 봤는데...... 집에서 20여분만 달리면 도착하는 통도사. 네비가 있으니 우리같은 운전 초보에겐 아주 유용한 친구임을 느끼게 된다.   물이 깊지도 않고 아이들이 놀기에 딱 좋은 깊이였다. 흐르는 물이라서 아주 깨끗했다. 얼마나 깨끗했으면 작은 송사리떼가 눈으로 선명하게 다 보였다. 큰 물고기도 유유히 지나가고...... 그저 발만 담그고 싶어서 효진이 튜브랑 얼음 물과 수건 효진이 옷가지만 단촐하게 챙겨왔다. 발만 담궜는데 시원함이 온 몸으로 펴져나가는 듯...... 산에서 흘러 내려 온 계곡물의 깊이와 시원함과 깨끗함은 바닷물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난 계곡이 좋다^^             효진이 아빠가 요로결석 시술을 받아 휴가를 앞두고 미리 휴가를 지내고 있는 셈이다. 그 허리 통증이 너무 아파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조금 낫는 것 같아 효진이랑 나를 데리고 가까운 통도사에 발  담그고 오자고 해서 왔는데..... 운전으로 인해 긴장을 해서 그런가 어제 밤 심하게 앓았다. 응급실로 갈 뻔했는데 다행스레 오늘 아침 괜찮다고 한다. 덜컥 겁이 났다. 덩달아 잠 못 이룬 밤이었는데.... 그래도 아침은 밝았고 효진아빠는 죽을 해달라고 한다. 구토는 시술이후 매일 반복되는 증상이기에.... 어제 밤의 힘겨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효진이는 올 여름 들어 첨으로 물에 첨벙첨벙... 재밌는 한때를 보냈다. 집 베란다 큰 빨간 대야에 물 받아놓고 혼자 물놀이 기분 내었는데...... 진짜 넓고 넓은 계곡물에 발을 담궜으니 얼마나 좋을까^^ 송사리떼가 효진이 옆에서 떠날 줄 모른다. 왜 송사리떼가 효진이 옆에서만 놀까? 난 그 이유를 아는뎅^^   여름의 짙푸르름과 맑은 하늘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양산 통도사. 가까운 거리기에 4계절의 내음을 온전히 다 맡고 싶다. 봄과 가을, 겨울엔 또 어떤 옷으로 갈아입을까?   마음의 힘겨움과 답답함이 올라올때가 있다. 이런 것도 시간이 다 흘러가기 마련인데.... 그러나..... 유독 심하게 앓을때가 있다. 그럴때 이런 지근에 녹음 짙은 조용한 사찰에서 몸과 마음이 힐링 된다면 이것 또한 자연이 주는 자연스런 회복이란 약이 될 것이다.   올 여름은 무담시 힘겹다. 그래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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