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책에 의한, 책을 위한.... 책에 관한 카테고리가 있다면 무조건 환영이다.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은 낯선 시골의 도서관이야기나 책읽기에 관한 이론서나 책을 탐닉할 수 있는

책에 관한 모든 것들의 주제에 대해 사랑한다.

아울러 책에 관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격의없는 소통도 너무 좋아한다.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유쾌발랄한 책으로 인한 대화의 시간들은 함께 공유하는 자들만의 행복한 특권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읽은 책들에 대한 행복한 시선이 발자국 돋아나 있다.

<만보객 책속을 거닐다> 장석주의 느린 책 읽기..... 라고 작은 부제목과 함께.

책 속을 한가롭게 슬슬 걷는 걸음의 주인장 이야기.

빨리빨리란 속도의 시간 속에서 한가로이 느린 걸음을 걷는다는 것은 뭔가 어수룩하게 들린다.

그렇지만 책 속 저자, 자칭 만보객은 책을 읽음에 있어서 서두름의 기색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서두름 없이 습관을 좆아 몇십년을 책 읽기를 탐하고,

읽은 책들을 정리한 그 인내와 내공들이 결코 가볍게 여겨지지 않음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줄 아는 사람인게 분명하다.

게걸스레 탐하듯 그렇게 먹지 않고 음미하며 사유하며 책 읽기에 빠진 진정한 애독자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매번 놀랬다.

어쩜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쏙 빠져들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는지....

느리지만 책 읽는 부지런함과 사고의 세심함은 고스란히 책과 함께 보낸 시간들에 대한 순수한 보상의 의미가 아닐련지.

무언가를 앎과 지혜, 슬기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문학과 예술 철학, 시와 소설 수필.... 인문과 건축...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고가 엿보였다.

범상치 않은 만보객이다^^

북리뷰, 독서일기, 책을 말하다....

매스컴을 통한 저자의 읽은 책들에 대한 방대한 지식의 진면목들이 여지없이 발휘됨을 본다.

 

 

부러웠다. 나도 책을 탐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 정리에 습관화된 사람인데.....

아직 책과의 물들임의 시간들이 적어서 그럴까? 아직 많은 책들을 접해보지 못해서 그럴까?

언제쯤이면 저자와 같은 책 읽기를 통해 진솔하면서 때론 따꼼거리는 북리뷰나 독서일기, 책을 말할 수 있을까?

30년 이상의 책읽기의 부지런함에 미치지 못했고, 내면화된 사고를 겉으로 표면화하지 못하는 앎의 짦음 때문일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책읽기 초보란 딱지를 떼어버리고 진정한 책 읽는 만보객이 되어 서 있는 날들이 오겠지^^

 

 

 

 

 

"매화는 사람을 고상하게 하고, 난초는 사람을 그윽하게 하며, 국화는 사람을 소박하게 하고,

연꽃은 사람을 담백하게 한다. 봄 해당화는 사람을 요염하게 하고, 모란은 사람을 호방하게 하며,

파초와 대나무는 사람을 운치있게 하고, 가을 해당화는 사람을 어여쁘게 한다.

소나무는 사람을 뻬어나게 하고, 오동은 사람을 해맑게 하며, 버들은 사람에게 느낌을 갖게끔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삶,  '숨어 사는 이의 꿈 그림자 中에서..... 장조&주석수, 정민 옮김, 태학사, 2001>

 

 

꽃으로 사람의 인격을 말하는 장면이 있어서 책갈피를 넘기면서도 마음속에 잊지못하겠더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가 여기에 다 들어있는 듯 해서...

난 어떤 꽃에 해당될까 하는 생각에 이르기도 하면서....

책향기 속에서 꽃향기와 사람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이 책 <만보객 책 속을 거닐다>를 읽고^^

 

 

 

 

만보객, 책읽기, 북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