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좋아하시나요?

 클래식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말은 참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만 요즘은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클래식은 아무래도 MP3로는 제대로 감상하기 힘들고 LP나 CD등 음반 전체에 걸쳐서 감상해야 그 참 면목을 알게 되는 법인데요 이제 CD 세대도 곧 저문다고 하니 클래식의 위기는 더 심화되지 않을까 싶네요. 클래식하면 늘 2개의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하나는 '난해하다'이고 다른 하나는 '따분하다' 입니다. 난해하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사실 클래식은 복잡한 기교의 음악이라 얼른 이해하기가 어렵죠. 이해하기가 어려우니 또한 따분합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을 줄기차게 강의하는 교수님을 보고 있는 것과 같죠. 더구나 클래식에는 사람을 신나게 만들어주는 '리듬'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비트'말이죠. 팝음악과 클래식의 결정적인 차이도 또한 그것이죠. 리듬 혹은 비트가 없다는 것. 해서 더욱 지루해지는 것입니다. 그냥 제 생각인데 클래식은 아무래도 가슴 보다는 머리로 이해해야만 하는 음악 같습니다. 물론 슈베르트나 쇼팽의 곡들이 가슴으로 먼저 다가오긴 하지만 그 음악들 역시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머리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때문에 역시나 제 생각입니다만 클래식은 아무리 그저 감상을 위해서라지만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음악 같습니다. 기초적인 음악 형식이라든지 악기의 특성이나 연주 기법이라든지 작곡 방법이라든지 이런 걸 미리 알아두고 있으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클래식은 더욱 록이나 팝음악과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클래식은 이해를 도와줄 안내서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래식의 여러 분야를 시리즈로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포노'의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 시리즈가 저는 참 뜻깊다고 생각됩니다. 가격은 부담이 되지만요. 클래식 음악과의 만남은 지금까지 총 3권이 나왔습니다. 처음이 오페라였고 두번째가 교향곡이었으며 지금 나온 것이 실내악입니다.

 

 저는 그 중 '교향곡과의 만남'을 읽었습니다. 사실 오페라, 교향곡 그리고 실내악은 클래식의 삼두마차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그 중 특히 꽃 중의 꽃이라면 교향곡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념에다 초점을 두고 음악적 형식으로 완성해내는 장르이니까요. 이말은 거꾸로 교향곡만큼 이해하기에 어려운 것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교향곡과의 만남'과 같은 책은 더욱 절실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의 정가는 2만원입니다. 가격 때문에 책이 두껍지 않을까 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 겨우 150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더군요. 읽기에 그다지 부담이 안되는 분량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책에 동봉된 CD 2장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다른 클래식 안내서들과 구별되는 이 책의 장점을 말해야겠네요. 네 , 이 책의 장점은 책에서 설명되는 클래식들을 바로 CD를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클래식 안내서들을 읽다보면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음악들을 일부러 찾아서 들을 수고를 해야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책은 그런 수고를 하지 않도고 바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저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가격은 비싸지긴 했지만 말이죠. 책은 처음엔 교향곡 전반에 관한 역사와 설명을 해주다가 개별 작곡가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교향곡이 탄생된 18세기 부터 현대의 20세기까지 우리가 익히 들었던 이름난 교향곡 작곡가들의 전반에 관해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설명이 쉽고 간결해 일목요연하게 교향곡의 흐름과 의미를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클래식의 위기에다 출판 시장의 위기까지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리즈가 나온다는 게 클래식의 팬으로써 기쁩니다. 교향곡을 한 번 깊이 이해해보고자 했던 분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줄 듯 합니다.

 

   

교향곡과의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