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중학교에 다니는 맥스에게 새로운 로봇이 학교에 온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린다. 경비원, 조리사, 사서까지 로봇이고 바바라라는 이름의 슈퍼컴퓨터를 교감으로 두고 있는 학교에 또 로봇이 왠말이냐며 짜증내듯 말하지만 맥스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로봇을 보러 달려간다.

  맥스의 학교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라고 불리우는 연방교육위원회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이다. 최첨단 로못을 교감으로 이용하여 학생들이 업그레이드되도록 다그치며, 경비축소를 위해 교직원들을 대체할 방법들에 대해 고민한다.

  주인공 맥스는 교장선생님의 부탁에 따라 새로운 로봇 퍼지의 학교생활을 돕기로 한다. 로봇이 가는 곳이면 늘 같이 가는 것이다.

  초반부는 맥스가 퍼지의 교육과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항상 동행하면서 두 개체 사이의 우정에 가까운 감정이 생기는 것을 보여준다. 수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게 만들어진 퍼지의 능력이 때로 너무나 번거롭게 여겨지는 순간들이 나타나면 맥스가 인간이 그런 순간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생각하여 프로그램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인간과 기계의 장점만을 따서 퍼지를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퍼지는 곧 학교의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고 맥스를 궁지에 몰아넣은 슈퍼컴퓨터 즉 교감을 제거하려 한다.

  이야기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인간의 통제가 과연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능한지, 이론적으로 생각하는만큼 효율적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예술과목을 없애버린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감시스템은 지식의 양적 상승만이 인간의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때로 불필요하게 여겨지는 여가와 여유 예술이 삭제된 인간의 삶이 어떻게 삶의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겠는가?

  인간과 로봇사이의 우정은 가능한가? 이런 주제는 이미 SF영화에서 많이 다루어진 것이다. 이제 더 발달된 로봇의 출현을 앞두고 로봇에 대해 한단계 더 나아간 생각을 할 단계가 되었다. 로봇이 인간에게 이롭게만 작동할 것인가? 이 책 속의 '퍼지'처럼 로봇이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게되어,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희미해질 때, 인간이 가진 어떤 가치가 로봇이 아닌 인간을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생각을 가진 로봇을 인간은 과연 어떻게 대해야할 것인가? 인간과 로봇의 감정적 교류가 인간과 인간사이의 감정교류와 동등하게 여겨질 것인가 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