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로서 아이들을 이렇~~게 보고 있으면 애들에게 엄마는 가장 만만하지만 가장 무섭고, 또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매번 느끼고 확인하게 된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더라도 난 친구 엄마들보다 훨씬 어린 우리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고 학교 발표가 있거나 하는 날에는 예쁜 우리 엄마가 학교에 오지 않는게 적잖게 서운하곤 했다. 그렇게 좋아해 주는 딸 맘도 모르고 우린 엄마 나한테 버럭 버럭 화를 자주 냈다. 그렇게 활발하고 유머스러운 양반이. 그래서 내 기억 한켠엔 엄마가 강한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혹시 우리 엄마가 소심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엄마랑 헬스를 시작한 지 딱 일주일째다. 우리 엄만 헬스 기구도 잘 못 다루고 요가도 잘 못 따라한다. 말하지 않아도 얼굴에 어색함이 역력하다. 그런 엄마가 무안하지 않게 난 별일 아닌 듯 같이 웃어주고 잘 못하는 운동이지만 가르쳐 주고 있다. 못하는 사람이 더 못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모습이 좀 많이 우습고 하는 사람도 민망하지만 엄마랑 딸인데 뭐 하는 마음이 민망함 따위는 눌러버린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던 게 아닐까. 내가 칭얼대고 애처럼 굴면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랐던 어린 우리 엄마는 자기 편인 나만은 좀 이해해줬으면 하는 야속함에 어린 나에게 버럭 버럭 화를 냈던게 아닐까. 늘 엄마를 이해하고 지켜줄 수 있게 내가 어른인 것에 감사한다. 
여느 엄마들과 달리 당신은 나보다 빨리 죽으니 맛있는 것도 당신이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철없는 우리 엄마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