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서(萬里長書),장애인,여성,국회의원..이 모든 것이 책의 주인공 장향숙씨를 설명해주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를 가장 잘 나타내줄 수 있는 말은 제목처럼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아닐까?

 어릴 때 걸린 소아마비로 인해 집 안에서 꼼짝 못하고 지내야 했던 오랜 시간..학교도 다닐 수 없었던 그 힘든 시간 동안 그녀를 키워준 만권의 책..

그리고 여성 장애인으로서 세상에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마침내는 국회로까지 진출해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 진심으로 기울이는 노력..

이 모든 것이 끊임없는 독서와 사고를 통해 그녀 깊숙히 새겨진 긍정의 힘 덕분이 아닌가 한다.

사실 장애인을 가족이나 친구로 두지않은 이상 그들의 실생활을 자세히 알기란 어려운 일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나의,우리의 무관심이 어떠했는지 참 많이 부끄러웠다.

결국 책에서 이 대목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울어버리기까지 했으니..

'어느 날 산책 중이던 내게 한 어린아이가 손짓을 하며 크게 소리쳤다. "엄마!저기,장애인 간다!"

옆에 있던 부모는 무안해하며 소년을 꾸짖었지만, 나는 깜짝 놀라 가던 길을 멈추었다.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말은 '병신''등신''바보'라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그 소년이 처음으로 나를 '장애인'이라고 불러주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고 불린 그 순간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녀를 보며 인생에 있어 좌절이 될 수도 있는 고난과 시련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겪어내는가에 따라 빛나는 보석과도 같은 인생의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

앞으로 내가 어렵고 힘든 시간을 지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긍정의 힘으로 견뎌내"라고 응원해줄 것만 같은 소중한 글이었다.

'인간에게 자신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병고와 실패,좌절,그리고 죽음과 같은 시련이 없다면 분수도 모르는 채 얼마나 교만 방자하고 사악할까?

시련과 고뇌는 결국 신이 인간에게 내려 주신 축복이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에게나 닥친다.

신은 시련과 고뇌라는 이름의 또 다른 축복을 고루 베풀어주시는 것이다. 문제는 시련이라는 축복에서 얼마나 많이 깨닫는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