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다 어학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동사]로 잘 보이지 않는 것을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 보며 찾다. 똑똑히 알지 못하는 것을 짐작하여 찾다. 어렴풋한 생각이나 기억을 마음으로 짐작하여 헤아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마도 무엇인가 분석적이며 공격적 일거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수필은 관찰자 시점에서 어떤 것에 대하여 더듬듯이 세밀하게 작품을 썼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목처럼~~

수필의 첫 제목은 내 기대와는 사뭇 다르게 “개불알꽃”으로 현학적으로 생각을 표현하여 첫 페이지를 넘기며 내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번지게 된다. 아마 개불알꽃으로 명명한 것에 대하여 비판할 줄 알았는데 무심코 먼 산의 잔설을 보며 거닐다 한적한 길가에 살며시 고개 내민 보라색 작은 꽃을 바라보며 예쁜 봄 꽃 만큼 이쁘게 표현하고픈 마음이 오롯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가님은 이렇게 살면서 느낀 것을 화려하지 않고 어렵지 않게 편안한 동네 아낙처럼 풀어내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딸 둘과 생활하면서 느끼는 감회들, 가끔 찾아오는 그리움에서 쏟아 내는 부모님의 이야기, 동네 아낙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등 사람과 섞이면서 느끼는 것들을 화려하지 않은 문구들로 엮어내는 탓에 가끔은 만화를 읽듯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좋다.

10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작가가 자신을 낳았을 때 나이 45세, 20살의 딸의 미역국을 먹는 어머니, 그리고 나, 작가는 45세가 되는 해에 이 작품을 썼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아마도 그 나이에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했고 그때에 수필집을 낼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까 하는 어리석은 상상을 해 본다. 어머니에 대한 애달픈 산고의 고통을 생각하며 말이다. 어머니의 나이가 되면 아마 살아온 인생을 생각하며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겼으리라 생각도 해본다.

유독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많은 것 같다. 무뚝뚝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 절대 가벼우면 않된다는 듯 늘 엄한 아법지~

시골에 태어난 우리 세대들 대부분 많은 형제들과 생활하게 되고 각각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를 배웠다. 나 역시 6남매의 셋째여서 작가의 둘째에 대한 감회라든가, 대견함을 이야기 할 때 왠지 부모님께서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하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유독 그 둘째 아이에게 정이 가는 것은 이 책에서 슬며시 나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둘째형인 내 집에서 고등학교 대학을 다녔고 장가 든 막내 동생을 생각해 본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잘 해 주었다고 생각하였지만 이글을 보면서 오히려 나에게 말 못할 섭섭함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을 해보았다. 혹 형이 주는 등록금과 용돈 때문 이였을 수 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 내 술 한 잔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일 쯤 전화해서 술 하자고 해 보아야지~

이 수필집에서 전체적으로 딸과 부모님을 줄기로 주위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졌는데 형제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아들을 기다리다 낳은 막내딸이라 알지 못하는 사이 위축감이 있어서 인가 아무튼 형제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하나 더 붙이면 남편도 참 잘해주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중년이후 가장 힘들게 하거나 귀찮게 하는 것이 남편분일 것이고 그렇다면 할 이야기도 많을 법한데 사이사이 간단하게 언급할 뿐 수필 어느 곳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아마 잘해 주니 불만이 전혀 없고 배려가 많아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서평 이벤트를 신청하고 받는 과정에서 보여준 작가님의 세심한 배려, 새해 첫 날 보내준 책 소중하게 한번이 아닌 여러 번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하면서 어설픈 서평으로 감사한 마음 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