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갈림길에 서 본 적이 있나요? 아니, 그 갈림길에 서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단지 살고싶다’는 이유로 요물을 몸에 키우면서까지 삶의 길을

선택한, 그저 활발한 어린 소년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가 바로 이 <팔견전>의

주인공 시노입니다.

5년전 사라진 오오츠카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인 시노, 소스케와 그리고 하마지.

불타던 마을에서 시노와 소스케는 이미 저세상으로 떠난 사람이었지만 항상

함께였던 하마지와 소스케, 그리고 요시미를 떠날 수 없었던 시노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됩니다. 그 선택으로 삶과 요물이자 명검인 무라사메를 얻게 되지만

그와 동시에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몸 또한 얻게 된 시노. 하지만 시노는

이 선택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괴로울 땐 별들에게 물어봐>로 인기작가에 등극한 아베 미유키의 최신작이라는

점 이외에도 이 작품은 곳곳이 매력적인 점들로 가득합니다. <팔견전-동방견문이문->

이라는 신비스러운 제목에서부터 각기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들, 화면을 꽉 채운

구성, 그리고 역동적인 전개.. 처음부터 확실하게 강렬한 액션으로 밀고 나가는

소년 판타지완 달리 순정지에서의 판타지는 소녀들의 지지는 얻을 수 있으나 쉽게

뜨뜻미지근한 전개로 흘러갈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팔견전>은 그런 걱정이 없을 듯 하네요. 인, 의, 예, 지, 효 등이

새겨진 여덟 개의 구슬과 그 주인을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시노와 소스케의

모험은 흡사 천축국에 불경을 가지러 떠났던 <서유기>의 삼장법사와 손오공 일행

만큼이나 흥미롭고 팔에서 칼이나 까마귀가 튀어나오는 시노와 개(犬)에서 사람으로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소스케는 여느 타 소년만화 남부럽지 않을 설정으로

중무장했으니까요. 색다른 판타지에 목말라 했던 독자에겐 가뭄에 내리는

단비만큼이나 반가울 <팔견전-동방견문이문->. 지금 당장 만나봐도 후회 없으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