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위한 보림 츨판사의 보림 문학선 11 작품 <열대의 비밀>은

1939년 독일 나치정권이 반유대주의로 독일을 탈출해 쿠바로 입국한 유대인 난민 소년과 난민을 대상으로 입국 비자를 내주고 돈을 챙겨받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쿠바의 소녀, 난민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이 일기처럼, 독백처럼,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하는 시처럼 써내려간 글입니다.

이책의 주인공인 다니엘은 열 세살의 유대인 소년으로 1938년 11월 독일 나치주의자들이 유대인의 집과 상점, 회당에 불을 지르고 부수어 깨진 유리창 파편들이 거리에 가득 반짝거려서 '수정의 밤'이라 불리는 이 사건에서 할아버지를 잃고, 소년을 살리기 위해 독일을 탈출하는 배의 표를 소년의 손에 쥐운 돈없는 음악가 부모님과 생이별하고 쿠바의 아바나 항으로 들어온 난민이에요.

생이벌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독일 나치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가족과 미국 뉴욕에서 만날 그 날을 기다리며 열대의 날씨와 치욕의 현재 삶을 견뎌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생각을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등장인물은 가상의 인물들이에요.

책의 스타일이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 소설같지만 형식은 시처럼 쓰여져 있거든요.

등장인물의 이름이 제목으로, 그리고 써내려간 글귀들은 마치 시같은 형식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사건, 있었으나 알지 못했던 사건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제 어릴적 책 중에 그런 충격을 받았던 책이 <마루타>와 <태백산맥>이었는데요.

어쨌거나 그것이 인간의 비극적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것은 사건에 대한 분석을 떠나 내가 속한 사회와 세계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로부터 재해석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의 첫머리에 박힌 이 문구처럼 말입니다.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에 어린 소년이 주인공이 되어, 감정이입이 더욱 감상적일 수 있지만,

그래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마저도 일어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저는 객관적이고 싶지 않았던 사건에

저는 담담하고 솔직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어린 주인공들에 가슴이 아픕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짐과 함께 말입니다.

전쟁과 차별로 인한 학대, 이로인해 고통받아야한다면 그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소설처럼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불쌍한 난민을 대상으로 돈벌이에 급급한 아버지를 향한 분노와 치욕스런 감정을 지닌 딸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그 용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부패하고 타락한 아버지와 아버지의 죄를 대신 받아들이는 듯

난민을 돕는 딸의 대조적인 갈등은 문학으로서의 플롯에 긴장감을 줍니다.

이 모든 것이 일어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근원적인 묻혀버릴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단순한 형식으로 서술한 것이 어린이들이 읽는데 부담스럽지 않고도

그 형식에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왠지 독후활동도 자신의 감정을 시로 풀어내라는

숙제를 주시는 선생님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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