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속에 나온 이야기는 거의 어릴 때 겪은 일을 떠올리는 것이다. 꼭 어릴 때만 있는 것은 아니구나. 나이가 찼을 때도 어떤 일은 잊어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말이다. 그래도 거의 모두 어머니나 아버지가 저지른 일을 잊어버렸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죽인 일이다. 다른 사람은 불 때문에 사고로 죽었다고 여겼지만 아이는 보고 있었다.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아이가 엄청난 일을 잊어버리게 될 때는 열이 났다. 어떤 사람은 머리가 아파서 정신과에 다니다가 전생을 떠올렸다. 그 사람은 전생에서 자신과 어머니를 죽인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서 복수를 한 거였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 사이가 나빠졌을 때 외갓집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를 찾아서 듣자 잊어버린 일이 떠올랐다. 외갓집에서 누나와 형을 만났다는 것을. 누나는 어머니의 큰언니로 오래전에 죽었다. 그 사람은 다시 그 방에 찾아갔다. 그 방에 있는 다른 물건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는데 축음기는 여전히 깨끗해 보였다. 이 이야기는 조금 슬프지만 따듯하기도 하다.
친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던 사람은 친구 제사에 가서 친어머니에 대한 일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이 어머니 고향이고 이모가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다고. 그 사람은 잊고 있었던 일을 등 뒤에 있는 오래전 상처는 잊지 않고 있었다. 어렸을 때 다친 곳 때문에 친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떠올리게 된다. 그 사람이 다친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고 어머니를 죽인 것도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인 사람도 있고, 어머니와 사귀던 사람이 아버지를 죽이기도 했다. 친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떠났다고 알고 있었는데, 자신이 그린 그림과 소중하다고 생각한 냄새 때문에 옛날 일을 떠올렸다. 아버지하고 있을 때 맡은 냄새는 아버지 시체가 썩는 냄새였다. 어린이는 안 좋은 일을 좋았던 이로 바꾸려는 본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해야 죽지 않고 살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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