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주 특별한 삶을 살다간 헝가리 수학자 폴 에어디쉬의 이야기입니다.

수학밖에는 모르는, 수학을 너무도 사랑한 천재수학자가 된 아이의 삶은 어떻게 특별할까 궁금했습니다.

짐작한대로 이 아이의 삶은 너무도 특별했고 이 그림책 역시 폴 에어디쉬의 삶 못지 않게 특별합니다.

그림 곳곳에 수학과 과학적인 요소가 가득한 이 책은 사소한 작은 사물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폴 에어디쉬 인생의 작은 에피소드들을 보다 많이 묘사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리고 인물의 작은 동작에도 주인공의 실제 모습을 재현하려 노력한 역작입니다.

 

 

 

 

이 책의 대부분 숫자가 빠짐없이 등장합니다.

숫자는 폴 에어디쉬의 전부이고 그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그린이의 집념이 보이는거 같네요..

거의 모든 장에 가득차 있는 숫자들을 보면 그 의미를 자연히 느끼게 됩니다.

0보다 작은 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저 어린아이가 폴이고

그 뒤에 있는 사람이 수학선생님이었던 그의 엄마입니다.

폴 에어디쉬가 수학을 좋아하게 된 데는

아무래도 수학선생님이었던 엄마의 영향도 없진 않았겠죠?^^

 

 

 

 

 

어린시절 폴은 흥분하면 양팔을 펴서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었다고 합니다.

그림작가는 이러한 주인공의 작은 습관이나 동작까지도

놓치지 않고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된 폴은 더 많은 시간을 수를 생각하며 지낼 수 있게 됩니다.

폴이 가정교사와 같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인데

그 뒤에 보이는 건물은 헝가리 과학원 건물이라고 그린이는 설명합니다.

어린시절 부다페스트에 살았던 폴은 분명  저 거리를 자주 지나다녔겠죠...

폴은 나중에 헝가리 과학원의 명예회원이 되었어요..

 

 

 

 

컴컴한 다락방에서 혼자 연구하는 수학자이기를 거부하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자신의 천재성을 나누고자 했던 폴을

친구 가운데 한명은 수학계에서 꽃가루를 뭍혀 나르는 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폴이 천재성을 공유한 결과 새로운 분야의 수학이 생겨났고

수학에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폴이 세계를 누비는 이 그림에도 폴과 그의 친구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식들과 많은 그래프 문제의 표본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폴과 그의 친구들은 어노니머스 조각상 앞에서 만나는 걸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림에 있는 저 조각상은 그 어노니머스 조각상을 그린 것이고 

그 앞에서 수학에 대해 토론하는 폴과 그 옆의 친구들은

모두가 한사람 한사람이 실존인물을 그린 것입니다.

그리고 폴이 가리키고 있는 것도 체비세프의 정리에 대해 폴 자신이 발견해 낸

'우아한 증명'이라고 하는 수학적 증명입니다.

 

 

 

 

폴은 어린아이를 수학에서 매우 적은 양을 가리키는 말인 '엡실론'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정말 폴에게 있어서 수학은 전부라고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책 전체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실존인물들이고 폴의 유명한 일화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폴을 비롯해서 여기에 모인 수학자들 15명 모두가 실존인물을 그린 거라니

볼수록 감탄하지 않을 수 없네요..

그린이는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모두 명시하고 있습니다.

 

 

 

폴 에어디쉬가 수학계에서 숭배의 대상이 되는데 영향을 미친

에어디쉬 번호 도표를 그림으로 그린 것입니다.

폴을 사랑하는 수학자들은 자신들이 지닌 에어디쉬 번호를

이야기하며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합니다.

폴과 함께 수학을 연구한 수학자는 에어디쉬 번호 1을 갖고,

이 수학자와 함께 연구한 또 다른 수학자는 에어디쉬 번호 2를 갖는다고 하네요. 

노란색안에 있는 사람이 폴이구요 폴에게서 거미줄같이 수학계 인맥이 형성되있습니다.

보라색안에 있는 사람들은 에어디쉬 1, 연두색안에 있는 사람들은 에어디쉬 2 입니다.

직접 폴과 함께 했던 사람들인 에어디쉬 1을 갖는 수학자들은

일일이 그 옆에 폴을 그려 넣어 폴과 함께 했던 모습들을 친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족벌체제(?)같은 방대한 폴 에어디쉬 라인을 보고 있자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예요..

수학자라면 누구든 폴의 라인인 이 영광의 거미줄에 걸려들고 싶을거 같네요..ㅎㅎ

밑의 도표를 보고 일일이 수학자들을 그려넣어 그림으로 표현한

그린이의 역량에도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위의 그림을 그리는데 영감을 얻었던

로널드 그레이엄의 초창기 에어디쉬 번호를 도표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복잡한 도표의 한가운데 평생을 수학에 바친 위대한 수학자 폴 에어디쉬가 있습니다.

이보다 더 복잡할 수 없는 인맥도를 보면서 폴 에어디쉬의 수학계 위상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규칙은 싫어했지만 수가 따르는 규칙은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을 감추는 걸 좋아하지 않아 세계의 많은 수학자들과 교류하고 연구한

 

 폴 에어디쉬. 그는 평범한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전 세계의 흩어져 있는 친구들과 신나고 뜻있는 삶을 살았습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폴의 생애만큼이나 나를 감동시킨 것은 어느 것 하나 대충 그리는 법이 없는 그림 작가 르웬 팜의 열정입니다.

 

 그냥 스치고 지나칠 수 있는 작은 그림 하나 하나에도 주인공의 인간성과 성격,습관,에피소드를 나타내 주려고 애썼고

 

 모든 장소와 건물, 인물 그리고 무심코 써 넣은 듯한 수학식 하나하나에도 모두 사실과 고증에 근거해 그렸습니다.

 

 마치 15세기 상징과 사실주의 대표적인 화가인 얀 반 에이크의 그림이 그림책으로 환생한 듯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한 편의 그림으로 그린 타큐멘터리입니다.  부다페스트의 거리를 걸어다니며, 친구들과 수학문제를 토론하고 전 세계의 수학자들과

 

 연구하는 폴 에어디쉬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르웬 팜의 그림은 뛰어난 묘사력으로 폴 에어디쉬의 삶을 더욱 빛내주었고 폴의 삶만큼이나 이 책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수 많은 엡실론들은 물론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엡실론들에게도 이 그림책은 영감과 꿈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