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이 주는 의미는 한국 소설사에서 크다. 41회라는 역사가 있고 공정성이 담보된 이 문학상은 많은 소설가의 꿈이다. 대상인 풍경소리는 화자의 시점이 변화하는데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본다면 헷갈리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는 글과 너무 잘 녹아들어 근래 보기 드문 멋진 중편이 되었다. 그 외의 우수상들도 한국 소설의 지금을 대표하는 소설작법과 소설의 기교가 있다. 그래서 그 글이 그 글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국 소설은 위기라는 딱지가 20여년 붙어 있다. 그리고 젊은 신진 작가의 새로움보다 기성작가의 안정감, 중후함이 인정받고 있다. 그게 나쁜 현상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독자가 없는 소설은 소설의 가치로서 아무리 뛰어나도 해도 결국 사장되고 만다. 현 독자들은 짧은 글과 빠른 전개에 익숙해져 있다.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집에는 아쉽게 그런 작품이 들어 있지 않다. 물론 명작이며 좋은 소설들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많은 문학상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상문학상도 예년보다 두께가 많이 줄었다. 많은 부수가 팔리지 않는다는 반증일지 모른다. 아니면 상을 줄만큼 좋은 작품이 줄어든 것인지 모른다. 독자를 기다리는 작품이 아닌 독자에 다가서는 작품에게도 수상의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