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신파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일본작가 '히구치 타쿠지'의 장편소설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버라이어티 방송작가가 자신이 죽고 홀로 남겨질 아내를 위해 남편을 찾아주기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스토리 이다. 발상부터 너무 어이없다. 대체 어느 아내가 그런 제의를 받아들일 것이며, 또 누가 남편이 버젓이 있는데 (곧 죽을거지만) 아내와 맞선을 보고 결혼을 할 생각을 할수 있을까?
시한부 인생의 사람들이 가족과 마지막까지 시간을 보내며 조금의 추억이라도 더 남기려고 애쓰는데 비해 이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주인공은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꾸민것이다. 하지만 천직이 방송작가이고 기획자여서 였을까? 말도 안되는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는지, 하늘의뜻인건지... 죽어가는 이의 마지막 소원이기때문에 들어준것인지... 정확한 이유는 미리 말해버리기 곤란하지만 남자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행복한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사람의 죽음이라는것. 가족과 헤어지고 이별을 고하는것. 너무 가슴아픈일이고, 눈물만 쏟아질것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그저 눈물을 짜내려고 쓴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너무나도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 슬프지만 아름답게 자신의 원대한 계획을 실천해 나가는 프로방송작가의 마지막 기획까지... 그리고 그 남자의 어이없는 계획을 이해해 주는 아내와 주변인들... 이 모든것이 어우려져 가슴따뜻해 지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사실, 어느 장면에선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 주인공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의 행동에 동조해서 따라주는 아내나 주변인들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저 판타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몇장 되지 않는 에필로그를 보면서 그 모든 해답이 풀리고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끝날때까지 끝이 아니라는말... 이번에도 와닿는다. 마지막 한구절까지 다 읽고난후의 감상은 나쁘지 않았다. 어찌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일수도 있지만 주인공의 엉뚱한 상상력과 그것을 실천해나가는 모습들이 한편으로는 귀엽고 아름답게... 또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애잔하게 느껴지면서 연민과 존경을 함께 느낄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추리,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따땃한 드라마 한편을 읽어보는것도 겨울날씨에 딱 좋은것 같다. 대단한 명작으로 남을 작품은 아니지만, 각박해져가는 세상 뉴스에 지쳤다면 한번쯤 펼쳐봐도 좋을거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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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남편의 아내 시집보내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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