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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페터 슬로터다이크/오월의봄  | 인문 2021.01.23 0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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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오월의봄 | 202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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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하나가, 종교라는 유령이 서구 세계 주변을 떠돌고 있다.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첫 문장의 오마주로 시작하는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원래 종교란 '영적 수행 체계'였으나 현재의 종교로--심하게는 종교사업으로까지--'변질'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이러한 종교 본질--영적 수행 체계로서의 종교--의 명료화를 위해 시(릴케의 토르소), 철학(니체의 초월/에밀 시오랑의 아포리즘), 음악(카를 헤르만 운탄의 장애), 문학(카프카의 단식) 등 인간이 개입된 거의 모든 분야를 이용하여 해체하고, 해체의 파편들을 다시 명료화하여 본질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한다.

 

 

 

 

그렇다면 '수행'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행동하는 자가 자기 수련의 반복으로 얻는 능력 또는 이를 개선하는 모든 조작을 이른다. 이는 다른 말로 단련, 훈련, 연습 등 인간의 행위를 통해 습득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그러한 본질을 찾아가야 하는, 또는 인류의 앞선 스승들이 갔던 발자취를 더듬어가며 본질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하지만 그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고백해야겠다. 철학에 대한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해석은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그 '앎'이란 것도 하비투스적 앎에 불과하니--앎의 방향과는 상당히 다르고, 그 깊이는 따라갈 수가 없기에 저자가 펼쳐놓은 그 광대한 철학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게 버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페터 슬로터다이크가 '가장 독창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종교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세계)에서 자연스레 몸에 밴 하비투스(무의식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니체의 '위로 향하는 인간(위버멘쉬)'이 되길 주장하며, 이것이야말로 종교의 본질이라 주장한다.

 

특히 '회심(14. 트레이너 교체와 혁명 : 전향과 기회주의적 전회에 대하여)'에 관한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바울이나 아우구스티누스의 그것이 '귀의'가 아닌 '전향'이며, 자신이 믿었던 것(트레이너)을 교체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한 부분에선 상당히 놀라웠다.

 

20세기에도 대지는 완전한 바깥과 위에서 떨어졌던 유성들을 만났지만 신들은 그 가운데 있지 않았다. 

 

종교라는 형식주의가 상대의 교리 체계를 비판하기 위해 주지주의적 의미로 확장되었고, 거기에 이런저런 다양한 종교 형식이 유입되면서 지금의 '종교'가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이 하비투스적 종교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모든 행위를 '인간공학'에 포괄하는데, 개인적으로 인간공학과 페터 슬로터다이크가 주장하는 '면역학적 인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니 좀 더 숙고해봐야 할 부분이다. 

 

활동은 활동하는 자를, 성찰은 성찰된 자를, 감정은 느끼는 자를, 양심의 시험은 양심 자체를 생산하며, 습관은 덕과 악덕을, 습관의 복합체는 '문화'를 형성한다.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자신과 관계된 세계를 위협하는 전염병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면역체로서 하비투스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인간은 '분리'된 것이다. 이렇게 '면역학적 인간(호모 이무놀로기쿠스)'이 되어버린 우리는, 이제 친구와 적에 대한 고전적 구분을 와해시키고, 전 지구적인 '공면역구조'를 형성하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것이 바로 '문명'이라고 말이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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