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단숨에 읽어 내려간 너무 재미있게 본 책이
랍니다. 아이들도 '깔깔깔, 호호호' 엄마 넘 재미있어하며, 
방학숙제로 독후감을 쓰더라구요.

울딸 하는 말이 "왜 도둑을 님이라고 불렀을까?"하더라구요.
그 말에 대해 한참 셋이서 속닥속닥...
요즘엔 다들 넘 바쁘다보니 가족끼리 대화가 많이하지 못하
거 같아요. 아빠는 아빠대로 바쁘고, 엄마는 아이들을 헤아
리기 보다, '널 위해서야'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에게 온갖 
윽박과 잔소리를 쏟아붇게 되고 제 이야기이지만, 내 아이
가 남들보다 뒤처질까봐 확인하게 되고, 기다려주지 못하는
요즘 사회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고 가족간에 싸늘해진 
마음을 녹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답니다.

 <도둑님 발자국을 읽고나서...>

도연이가 학원을 빼먹고 동생도 못따라오게 다른동네의 pc방
까지 다녀오는데, 지하방에 도둑이 들었다고 경찰이 오고, 
깨어진 창문과 함께 남겨진 발자국들...
처음에는 없어진 물건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뒤늦게 나타난 
도연이의 책갈피속에 없어진 만원한장, 박하사탕, 냉동볶음
밥, 사진첩속의 사진, 그리고 없어진 동생...

 

  * 그림도 재미있지만 내용도 아이들이 쉽고, 가족간의 
    사랑을 그린 감동적인 저학년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도연이네 아빠의 술취한 모습과 낮에 집을 비우는엄마를
핑계로 도연이 역시 학원을 빼먹고 pc에 들락거리게 되는
내용으로 보자면 조금은 가족의 모습이 문제가 있다고 할 
것 같다. 하지만, 가족끼리의 사소한 오해는 이해속에서 
가족이기 때문에 풀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할 것이다. 
무관심만큼 무서운 단어도 없지만, 사랑이라는 말로 억매
이기 하고 숨조이는 가족 역시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
된다.

없어진 물건을 찾으면서 아빠의 카메라와 발레를 전공한
엄마가 흙을 파야 하는 이유등이 궁금증으로 남아 있으면서 
동생이 열쇠가 없어서 집으로 들어오기 위해 유리창을 열다 
깨진 유리창으로 인해 집을 가출하게 되면서 남겨진 발자국,
물건들...

동생 상연이는 잠시 키우던 야론을 잊지 못하고 찾아 가게
되는데, 상연을 찾기 위해 이모가 살고 있는 단양으로 가면서
엄마, 아빠, 도연이의 대화를 통해 위암 초기인 아빠가 사표를 
내게 된 이야기와 카메라를 왜 샀는지에 대한 이야기, 엄마가 
모두를 위해 꽃가게를 내기 위해 농원에 다니며 일을 배우고 
있는 엄마, 야론과 같이 있는 동생 상연이의 이야기가 감동
깊게 가족의 찐한 사랑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 부록으로 딸린 비밀노트인데, 우리가족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일기장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다 알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 가족간의 대화인거 같다.
형제간의 우애과 더불어 가족간의 작은 오해가 서로 이해하고
반성하고 받아들여 주는 가족간의 훈훈한 정을 이야기한 책
이였다.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한편의
가슴찡한 삶의 이야기를 읽게 되어서 감동을 더했다.

아마도 도둑놈이 아닌 도둑님이라고 부른 이유가 가족이
기도 해서 였겠지만 훔쳐간것 보다 가족의 사랑을 돌려준 
의미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