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언제일까? 고등학교 1학년 높은 점수를 받았던 수채화가 기억난다. 내 방 창에서 보였던 장면 즉 풍경화를 그렸었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림과 조형물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달력의 그림을 오려서 판넬로 만들어 벽에 걸어두곤 했었다.   저자 김흥규는 광신고등학교 수학교사이다. 어릴 때 꿈이 화가였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수학샘이 되었다. 1999년 갤러리 사비나의 전시 [그림 속의 숨은 그림(동강)]을 보면서 화가가 선대칭을 이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발견하고 반가웠다고 한다. 그 전시를 계기로 그림과 수학을 동시에 수업에 활용하게 된다.   책은 총 244쪽 20꼭지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소개한 후 수학을 이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그림을 보는 것이다.   가장 재미난 작품은 김홍도의 씨름이었다. 가운데 씨름하는 두 사람을 숫자 2로 치환하고 왼쪽 위의 사람 수 8, 오른쪽 위의 사람 수 5, 왼쪽 아래의 사람 수 5, 오른쪽 아래의 사람 수 2를 이용하여 마방진을 만든다. 대각선에 위치한 세 수들의 합이 모두 12가 된다!   글로 쓰면 이렇게 길면서 이해가 안되는데 도식화 하면 간단하다. 8     5    2 5     2   이제 대각선으로 더해보면? 12이다.   그림 속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 다음 씨름선수를 추리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   파울 클레의 작품 [세네치오]를 보면서 왼쪽 눈으로 표현된 원뿔과 오른쪽 눈으로 표현된 반구의 부피관계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원뿔과 반구의 부피는 같다!   클림트의 작품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호루스 문양에 담긴 수학을 풀어보는 것도 재미났다. 호루스의 눈에서 6개의 분수를 끌어낼 수 있다. 각각의 분수를 더하면 64분의 63으로 1을 향한다. 이것도 표와 그림으로 보여주면 간단한데..   만약 책의 작품 중에 하나만 갖는다면? 31쪽 김환기의 [화실]을 거실에 걸어두고 싶다. 달과 둥근 항아리와 봉황을 닮은 날아가는 새가 더없는 마음의 평온을 준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는 주술에 걸리는 느낌이다.   그림과 수학의 접목, 색다르고 재미났다! 그림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터득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