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1941년 12월7일(하외이 시각). 일본은 제로센을 앞세우고 수척의 항공모함을 바탕으로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격한다. 어처구니 없게도 눈 앞에서 벌어지는 지옥의 불바다는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독일군의 막강한 화력과 작전, 힘 앞에 유럽 전역이 함락 위기에 빠지고, 곧이어 영국까지 삼킬 기세가 되다 보니 처칠을 비롯한 연합국들은 미국의 참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뭔가. 서쪽으로는 태평양, 동쪽으로는 대서양으로 맞닿아 있어서 해군의 힘만 있다면 누구도 본토로 상륙하지 못하는 일본의 섬나라였다. 전쟁상 말이다. 또한 미국의 거대한 땅덩어리 만큼이나 전쟁물자가 풍부해서 물량전으로 단순히 승부한다 해도 쪼그만 독일 같은 나라는 자연스럽게 지쳐 쓰러질 뿐이었다. 이런 생각은 당연히 영국의 수상 처칠도 알고 있었음은 당연하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이 3국연합은 독일이라는 공동의 적 앞에서 제대로 된 공격한 번 해 보지 못하고 그저 미국만을 쳐다볼 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쯤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은 유럽 연합국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일본의 공격 그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미국의 참전을 기뻐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