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라는 그룹이 있었다.

 

좋은 노래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던 그 그룹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어느

 

멤버의 군입대가 이유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그룹은 해체라는 이름으로 우리

 

의 시선에서 사라졌다. 좋은 노래들을 남기고...

 

그리고 군대에 갔던 그 멤버가 돌아왔을 때, 어떤 이들은 플라워라는 그룹이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었다. 하지만 플라워는 다

 

시 만들어지지 않았다. 보컬이었던 고유진은 솔로로 활동을 시작했고, 나름대로 괜

 

찮은 성과를 얻고 있었다. 물론 플라워 시절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했다해도 노래할

 

수 있는 무대와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가수로 활동한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

 

한 일임에도 당연하지 않게 된 현재의 상황에서 그는 플라워라는 그룹으로 다시 돌

 

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괜찮은 활동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영원히 플라워라는 그룹도 그들의 노래도 그렇게 추억의 한 구석에 자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치 그들의 노래를 좋아하던 이들이 기대를 접을 때를

 

기다린 것처럼 다시 그들은 플라워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멤버의 교체도

 

없이 고유진, 고성진, 김우디라는 멤버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들이 헤어지기

 

전의 그 음악 그대로, 그 감성 그대로 다시 한 번 그들만의 스타일이 살아있는 음

 

악을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그렇게 과거의 이름으로 남을 것 같았던 플라워는 다시

 

돌아와 그 이름처럼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물론 이것이 시작일 것이리라고 믿는

 

다.

 

어쩌면 멤버 중의 한명이 음악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누구는 작곡가로 성공적으로

 

활동을 하고, 누구는 솔로 괜찮은 활동을 했지만, 자신은 할 일이 없어서 다른 멤

 

버들을 꼬여내어 다시 재결성을 했다는 농담 같은 말이 진담이었을지도 모른다. 하

 

지만 그 농담이 진담일지라도 플라워라는 그룹의 노래를 좋아했던 이들에게 그들의

 

재결성과 새로운 음반은 너무나도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나고 이루어진 재결성이었기에 조금은 스타일이 변하지 않았을

 

까 하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당시의 음악을 여전히 멋스럽게 들려주는 모

 

습을 보여준다. 더불어 음반에 더해진 그들의 과거 히트곡을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CD에 들어있는 음악조차도 그들은 별다른 편곡이 없이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들려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혹시 그것이 성의없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과거의 추억은 저멀리 던

 

져 버리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플라워는 그렇게 변하지 않은

 

모습을 통해서 과거의 그들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다시 들려주는 그들의 음

 

악에 잠시 쉴 수 있기를,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지금에서야 만난 이들에게는 과거

 

의 자신들은 이러했으며 여전히 자신들은 이렇게 변하지 않는 음악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다시 돌아온 플라워의 음악도, 그들도 모두 반가운 그들의 다섯번째 음반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