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천재 물리학자가 수 년간의 연구끝에 물체의 투명화에 성공합니다. 아버지의 죽음도, 사랑도 뒷전으로 물린채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했지만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런 연구 끝에 남은건 빚더미 뿐... 집주인의 독촉에 못이긴 그는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으로 상황을 모면하죠. 그러나 그는 투명인간이 되면서 점점 자기합리화에 빠져들게 됩니다. 강도짓을 해도, 불을 질러도, 사람을 죽여도 자신의 생존을 위함이니 OK. 몸만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인성마저 사라지는 그의 최후는 과연??

이것으로 벌써 세 권째 읽게 되는 H. G. Wells 의 책이예요. 타임 머신과 마찬가지로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이라 뿌듯합니다. 주인공이 몸이 사라진 후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소홀하기 쉬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었고, 한편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얼마나 배타적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누군가 진심으로 그를 믿고 도와주기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마지막에 그의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신경 세포 하나 하나에서 전체가 드러나기까지, 사람이 사람다운 이유는 인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것을...삭막한 SF 장르를 통해 인간다움의 소중함을 알리려는 작가 웰스. 앞으로도 종종 찾게 될 것 같고 꼭 한 번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