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사이먼에게 이미 10년 전에 쓰여진 편지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사이먼은 불륜을 저지른 아내가 죽은 뒤 상처를 입고 자신의 슬픔을 아직 치유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FBI 요원이다. 편지에는 하나같이 거물급의 사람들이 차례대로 죽어나갈것이라는 예언이 적혀있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편지의 내용을 무시했지만 너무나 정확한 상황설명에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편지에 적혀있는 엘리스라는 여인을 찾아간다.

 

엘리스는 100키로가 넘는 거대한 몸을 가진 여인으로 미쉘이라는 딸과 둘이서 살아간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절망속에서 살아가는 엘리스는 거동이 불편해 집 바깥으로는 몇년간 한번도 나간적이 없고 딸 친구들에게 마녀라는 야유를 들으며 힘들게 살아간다. 이미 희망도 없고, 삶의 의미가 없는 그녀에게 딸은 유일한 가족이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자살한 아빠만을 찾는 딸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모질게만 느껴진다. 

 

사이먼은 그 편지와 엘리스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엘리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한번 한 기억은 영원히 잊지 않는 것. 엘리스의 남편은 바로 10년전 쓴 예언 편지를 준 신가야이고, 미쉘이 그토록 찾는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실제로 사람들이 예언 편지와  똑같은 방법으로 편지에 적힌 거물급의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이먼은 엘리스의 도움을 받아 신가야라는 사람이 계획해나가는 10년의 복수극을 추리하게 되고, 이내 기자였던 그의 아내가 죽는 순간까지 취재해 나가고자 했던 사건과도 연루되어 있으며, 아내의 불륜, 죽음과도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신가야는 세계에 채 10명도 안되는 숫자만이 존재한 "궁극의 아이" 이며, 미래를 모두 기억하는 궁극의 아이의 능력에 대해 알게된다. 그리고 이 존재를 아는 자들이 자신들의 돈과 명예, 평생을 보장받은 삶을 위하여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되며, 가야 역시 이들에 의해 오랜세월 희생당하다가 그들에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를 구하지 못함에 복수심을 느끼고 오랜 희생을 마감하려 계획한 복수극임을 알게된다. 궁극의 아이는 본래 자신의 삶과 관련된 미래를 모두 기억할 수 있지만, 가야는 궁극의 아이 중에서도 백년 중에 한명 있을까말까한 진정한 궁극의 아이로, 자신은 물런 타인의 삶의 미래까지 모두 볼 수 있었다.

 

살아온 모든 사소한 일까지 기억하는 엘리스는 가야가 사랑한 유일한 사람으로, 가야는 훗날 엘리스에게 자신을 운명을 벗어나보려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엘리스 곁에 나타날 수 밖에 없었다는 말을 남긴다. 사건은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전세계적으로 연루된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고 복잡하지만, 그 사건의 모든 실마리를 캐내는 것은 엘리스와 가야가 함께한 단 5일동안의 기억이었다. 엘리스는 그동안 자신앞에서 목숨을 끊은 가야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채 절망에 빠져 미쉘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고, 5일동안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10년 후 현재의 사건을 알게되면서 그럴수 밖에 없었고 끝까지 자신과 미쉘을 지키고자 했던 가야의 마음을 이해한다.

 

소설은 한번씩 전율이 일으켜질 정도로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추리소설 답게 충분히 호기심을 유발하고 적절하게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가장 사랑했던 엄마를 잃고 가장 사랑하는 여자와 딸을 지키기 위해 10년후의 복수를 계획하는 가야와, 수십년간 사랑했던 닷새간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한남자를 평생 그리워하며 딸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엘리스, 가야 다음을 잊는 궁극의 아이로 태어나 진실을 알지 못한채 아빠만을 그리워하는 미쉘, 유능한 FBI 요원이지만 개인적인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다 아내의 죽음과 진실된 마음을 알고 후회하는 사이먼, 궁극의 아이를 이용해 세계를 움직이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하찮게 생각한 것에 죽음을 당하는 벨몽, 자신의 딸을 위해 벨몽의 지시에 따라 살해를 저지르지만 10년 후 가야의 마지막 말을 떠올려 엘리스와 미쉘을 구하는 그의 비서, 벨몽의 사주를 받아 재선거를 위해 전쟁을 일으킬수도 있는 거대 미사일을 일본에 보내지만 라마의 마지만 유언을 듣고 생각을 바꾸는 미국 대통령등 다양한 등장인물과 각각이 다른 삶을 살지만 그들의 상황들은 모두 이해가 되고 생생하다.

 

운명이라는 것, 뿌리깊은 것이지만 내가 바꾸면 바뀔 수 있다는 가야의 마지막 말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리지만 10년 후 세가지 질문사항에 대한 대답으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가야라는 인물이 치명적이게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