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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역사를 가르치고, 작품을 분석하는(특히 베토벤에 광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전문가 다니엘에게 베토벤 10번 교향곡을 초연하는 비공식적인 연주회에 참석하게되는 기회가 오게되고 베토벤의 스케치를 기초하여 10번 교향곡을 자기가 완성했다 하며 연주를 지휘한 지휘자 토마스가 연주후 목잘린 시체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하여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생을 마감한 코르코스 섬, 프랑스 파리의 세 곳을 배경으로 하여 진행되는 토마스 살인사건의 범인 추적과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거래 될 베토벤 친필 필사의 10번 교향곡 악보에 대한 존재 여부와 토마스 머리에 남아있던 악보를 기초로 한 악보 보관처에 대한 근거 자료 분석과 추적. 토마스는 머리가 잘려 죽었으며 그의 머리 뒷부분에는 악보가 문신처럼 기록되어 있었고 다니엘의 전문성과 해박한 베토벤에 대한 지식으로 악보가 가리키는 내용이 드러나고, 토마스의 딸과 절친하며 나폴레옹 황제의 적통이면서 왕국의 부활까지는 못되도 정치적으로 성공하려는 보나파르트 부부의 집에서 나온 베토벤의 마지막 초상화(드물게도 웃고 있는, 그리고 손에 악보를 쥐고 있는)로 인해 밝혀지는 또 하나의 메세지. 토마스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팀과 살인사건의 조사 주체로 지정받은 판사와 법의학자의 조사 진행. 프리메이슨임을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베토벤이 또한 프리메이슨임을 밝히고 싶은 억만장자(그의 집에서 10번 교향곡 연주회가 열렸었다).

베토벤의 여성 편력의 종점에는 스페인산 명마를 조련하는 기마장의 수의사 딸이 있었고 베토벤 초상화가 웃고 있었음은 그녀를 불멸의 연인으로 하여 베토벤이 헌증한 10번 교향곡을 들고 환희에 차서 그린 초상화였기 때문. 관광 명소인 기마장에서 우연히 발견된 베토벤의 친필 연애편지와 최근에 치워진 듯 먼지가 없는, 악보가 놓여 있었음직한 네모난 자국. 악보를 통해 암호를 전달했던 방법들과 베토벤 특유의 작품성을 근거하여 10번 교향곡의 실존을 확신하고 접근하는 여러 개체들의 최종 승자는? 참고로 판사 수사나가 예전에 토마스의 연인이었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흉한 얼굴이 되었음이 이 소설의 반전이다.
다니엘의 임신한 애인과 곧 결혼할 친구 움베르토는 이야기 전개상 흠름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았고, 다니엑이 재직하는 학교 학과장 두란은 이 사건에 다니엘을 집어넣고, 독자들이 한번씩 사건 전개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어 평소 접근해 볼 일이 없는 음악계의 이야기를 다소간 이해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악보를 통해 문자를 표시할 수도 있고 숫자를 표시할 수도 있으며 바흐나 차이코프스키 등 명장들의 작품에는 그러한 문자를 이용한 찬양이나 복수(약올림, 비난)이 있었다니.. 어쨌건, 다니엘은 애인이 임신한 아이를 낳기로 했으며 억만장자 프리메이슨이 약속한(악보를 찾게 해 주면 50만 유로를 주겠다던) 돈을 받게되어 즐거운 미래를 꿈꾸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과연 누가 토마스를 죽였을까?

화제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방영될 것 까지 감안한 마케팅인가? 만약 그렇다면 참으로 놀라운 정보와 치밀한 계획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거장 베토벤이지만 또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정말 별로 없기도 할 테니까.
워낙 음악에 조예가 없어서 뭔 말인지도 모르면서 작가의 안내에 맹목적으로 따라다니게 되는 소설이지만 다빈치 코드가 역사를 배경으로 한 진실된 사건처럼 느껴졌듯이(잘 모르면서, 작가의 현란한 화술과 데이터 제시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베토벤의 음악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떤 배경에서 그러한 흐름이 조성되었으며 베토벤의 인간적인 삶은 어떠했는가를 그저 작가의 안목에 맞출 수 밖에 없음이 지금의 현실이다. 혹시 왜곡된 부분이 많거나, 중요한 부분이 왜곡되었다면 내가 음악을 깊이 또는 자주 접하는 것이 아니어서 곧 대부분의 내용을 잊어버리게 될 뿐 아니라 내가 주변인들과 음악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할 일도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임에 나로 인한 베토벤 왜곡은 걱정할 일까지는 아니겠다.

하지만 어쨌건 이제까지는 잘 몰랐던 베토벤의 여성 편력이나 자만심, 흉포함 등은 베토벤에 대해 존경이나 동정심만으로 이해해 온 많은 사람들에게 약간은 충격일테다.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실제 존재하고 연주되고 있다는 10번 교향곡을 조만간 꼭 들어보고 싶고, 서양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소설을 전개한 댄브라운(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이나 신윤복의 여성설이나 훈민정음 탄생의 비화같은 국내 역사를 고증하는 듯 글맥을 형성한 이정명(뿌리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같은 이들의 글들로 인해 님(재미)도 보고 뽕(앎)도 따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에 이런 류의 소설들이 더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워낙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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