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음과 모음에서 출간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100권 시리즈를 완독 하기를 결심하고 1권 플라톤의 이데아 이야기를 잡았다.

우선 이 책 시리즈에 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1권에서 100권까지 모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에 관해 깊은 사유와 깨달음, 가르침을 주셨던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상에 관한 내용이다.

하지만 철학과 사상에 관한 책이라고해서 엄청난 깊이와 어려운 용어까지 포함된 어려운 철학책은 아니니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집필된 책이라 요점을 쉽고 간략하게 정리하여 철학에 재밌는 접근을 시도하였다.

이를테면 아이들의 친구 또래인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미션이 생기고, 해결의 과정중에 철학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얻게 된다는 단순한 구조다.

그와중에 엉뚱한 상황과 대화내용이 중간중간에 끼면서 자칫 무겁고 딱딱해질수있는 분위기를 친숙하게 이끌어 가기도 한다.

 

플라톤의 이데아사상은 고1때 국민윤리 시간에 배운기억이 난다.

그땐 단순 암기로 외웠을뿐인데다 살면서 별로 써먹을데가 없었던지라 내 기억에서 가물가물 잊혀져갈무렵 , 작년 한해 베스트셀러였던 마이클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게 되면서 다시 플라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었던 플라톤은 [국가]를 통해 이상국가에 대해 머리터지게 고민하는것을 읽은 기억이 떠올랐고 정의에 관한 문제가 기원전 3천년전 철학자의 고민만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숙제라는것을 느꼈기때문이다.

 

사실 이데아론에 대해선 동의 할수없다.

이건 플라톤이 더이상 해결할수없는 것에 대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내놓은 억지 같다.

 

눈에 보이는것은 모두 가짜다. 진짜는 이데아의 세계에서 볼수있고 그 도구는 이성이 된다.

아름다움과 추함, 옳은것과 그름, 좋은것과 나쁜것에 대한 구별을 할수있는 인식능력, 그 이성으로만 이데아를 볼수있다.

그리고 이데아들중 가장 상위의 이데아는 선 이데아, 때문에 모든 이데아들은 선 이데아를 닮아가려하고 인간의 삶 조차도 선이데아를 따른다.

모든사람들의 영혼에는 등급이있는데 금의 영혼을 가진 이들은 철학자가되어 나라를 통치하고, 은의 영혼을 가진이들은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동의 영혼을 가진이들은 상인이나 수공업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며, 동굴의 비유에서 처럼 이데아의 세계를 경험한 철학자야말로 그 깨달음으로 덕을 행하여 나라를 통치하는 자격이있다라고 한다.

 

이건 내가 동의해줄수 없는 말이다. 마치 예수쟁이들이 말하는 지상낙원 뤼앙스도 풍기고,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다는 전근대적인 발상처럼 느껴지니까말이다.

한편으로 플라톤이 정말 하고싶었던 얘기는 우리에게 이성적인 사고를통해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것을 강조했던것 같기도하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국가,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 각자 각자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혜 용기 절제를 조화롭게 사용할때 비로소 정의가 실현된다는 그 사회.

과연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고민해볼일이다.

아마 삼천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가 플라톤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이러한 이상국가에 대해,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상 끝없이 고민해야할 숙제이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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