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정도의 방법. 평화로운 수단으로 행복한 해결을 추구하는 나비 사무실입니다.

만능 해결사 나비. 그는 누구인가?

완벽한 긍정주의의 화신이자 일편단심 민들레 사나이. 사무실에 의뢰되는 다소 황당한 질문과 의뢰사건을 역시나 독특한 방법으로 풀어주는 나비는 조금은 어설픈 해결사다. 과자 등의 군것질 거리를 끊임없이 먹어대는 그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함과 순정으로 뭉쳐진 남자.

생채기 난 영혼은 마음이 숯검댕이인 관계로 순백의 천사가 되지 못한다. 산산조각 난 가슴은 질 좋은 명주실로 꿰맨다 해도 짙은 흉터가 남는다.

고등학교 시절 나비는 여교사에게 첫눈에 반해 대책 없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 여선생은 미혼모에 더더구나 나비가 싫어하는 부류 중에 하나인 범생이과의 전교 최고우등생인 서열을 사랑한다. 나비의 십전팔기 막무가내의 방해공작이 계속되지만 결국 그 둘은 결혼에 이르게 되고 이후 형사가 된 서열은 적절한 공권력을 발휘하여 나비를 도와주고 그녀의 딸 위니 역시 그를 보좌하는데.. 

누구나 어렸을 때 셜록홈즈를 비롯한 탐정들의 모험을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즐겼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종횡무진한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그 속의 주인공이 되어 꿈에서 까지 등장하곤 했던 추억들 말이다. 나비의 경우는 그 스펙에 있어서 좀 특이하긴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은행원 강샘이 카드빚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게 되는 고민, 아버지의 아들로서 인정받고 싶은 조선기의 마지막 아버지의 배웅돕기,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싶은 김정수의 사연 등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물론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나비의 학창시절과 소녀의 이야기 역시 왠지 모를 향수를 풍기는 게 재미를 더한다.

아내의 이혼선언에 당황한 의뢰인에게 의뢰인의 지속적 놀림으로 상처 받은 아내를 위해 살을 찌우라는 해결책을 내놓는 나비. (나비 왈 ~먹을 것을 손에서 놓지말고 잠의 본능에 충실하세요. 불면은 사탄의 유혹입니다. 잠을 자면 천사를 만나죠.)

과거의 쌍꺼플 수술의 비밀을 감추고 싶은 주부에게...위니 왈~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옛 속담처럼 이미 찝어버린 쌍꺼플은 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남편분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만이 방법인 듯합니다..

작가의 맛있는 문장을 읽고 있으면 금새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른다.

나비에게 보내고 싶은 고민 하나가 떠오른다. 나비라면 과연 어떤 응답을 주었을까? 추운 겨울 따스한 아랫목에서 읽기 좋은 유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