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은 산업정책의 정치경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1980년대 이후 국내 사회과학계를 풍미했던 국가론과 신제도론에 기반을 두어서 산업정책과 규제정책과 규제개혁의 다양한 쟁점들을 검토한 책이다. 저자가 3명으로 공저 형태인데 공저의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이 이 책에도 역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보통 공저의 경우 공저자들의 기본적인 전공 방향이 비슷하지만 세부적 전문분야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책 전체의 일관성과 체계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나타나기 쉽다. 이 책 역시 이러한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저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교과서로서의 완결성과 포괄성에 문제가 있다. 또한 출간된지 오래되어서 현 시점에서 보았을 때 시류에 맞지 않는 내용들이 꽤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1990년대말 아주 유용했던 담론이 바로 국가경쟁력이었는데 특히 마이클 포터 교수의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라는 저서가 큰 영향을 끼쳤다. 오늘 날에는 국가경쟁력이라는 담론이 그때 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는 2011년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상당히 시류에 뒤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행히 저자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2011년에 개정판이 같은 출판사에서 “정부기업관계론”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물론 저자들은 3인 공저에서 2인 공저로 변화가 있었다. 따라서 교과서로 사용할 학부학생들은 이 책 말고 개정판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학원생 이상의 좀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하는 이들은 중고책으로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정부기업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