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예약도서 문자를 받고 빌리게 된 책이다. 도대체 언제, 왜, 어떻게 예약을 했는지는 여전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책을 받고, 빌리는 나나 빌려주는 사서나 서로 당황스러워 했다. 제목도, 저자도 너무나 생소 했지만 그래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고 책 뒷면에 많은 작가들이 추천사들을 믿고 시작을 했다.

처음 시작이 데이트 폭력을 시작으로 피해의식과 찌질함의 끝은 어디인지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땅을 파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 절로 짜증이 일었다. 도대체 이건 무슨 소설인가? 책을 시작하는 내내 의문이 들었다.  아예 처음부터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시작을 해서 더욱 그랬다. 그려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마치 실존하는 누군가의 경험인듯 너무도 생생하고 세밀해서 거북하기만 했다. 이런류의 이야기는 너무 깊게 알고 싶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이, 이런 무관심들이 나쁘다고 이야기를 하고는 하지만 정작 이런 경험의 이야기들이 나에게 너무 가까이 오면 외면하는 내 모습이 나름 실망하며 끝까지 읽어 보리라 다짐 했다.

주인공을 필두로 주변 인물들은 나름의 사연과 상처들을 꽁꽁 싸매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연민과 자기애로 모든 상황들을 자기 중심적인 해석들로 채워 놓고 있다. 서로 다른 부분으로 땅을 파고 들어 가는 인물들을 보면서 한숨도 나오고 짜증도 나고, 책을 덮을까도 생각했다. 그중에 으뜸은 다름 아닌 주인공이다.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주인공이 유리의 이야기로 귀결하여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 오는 듯 하지만 결국에는 이 또한 자기연민의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화가 나는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심리변화들을 너무 잘 묘사하고 있어 읽어 볼만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감을 표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들이 얼마나 상처일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해한다는 말을, 위로를 쉽게 건네지 말아야 갰다고 다짐 했다.

나와 누군가의 이야기들이 한순간의 여흥으로만 평가 되는 이 시대에 나 또한 익숙해 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 책의 서평 처럼 “이야기를 끝내야 할 사람은 ‘너’다 - 정홍수”

현실에 있는 많은 유리들이 힘내기를 바란다. #metoo & #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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