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며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발전하지 않았을까? 숫자의 발전이 인류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숫자의 개념이 발전하여 수학이라는 학문으로 자리매김했고, 우주의 본질을 꿰뚫어 설명할 수 있는 언어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는 우리 인류에게 사고의 깊이와 폭이 넓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인류는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하였고 이를 법칙으로 만들어 냈다. 이는 모두 숫자를 기반으로 발전시켜왔다. 이렇듯 숫자는 인류문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숫자의 발전으로 개인적으로는 좌절을 안겨주었다. 그 옛날 국민(초등)학교 이후 중학교 시절부터 수학이 싫었다. 이런 나에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공과계열로 진학하는 비운이 서려왔다. 이런 내가 학창시절 동안 경험했던 숫자는 버거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숫자의 본질을 알고 싶은 욕망을 조금씩 쌓이더니 이 책을 선택하는 경지에까지 다다랐다. 왜 이랬을까? 이 책뿐만 아니라 책장에는 수학과 관련된 몇 권이 책이 더 있다. 못 가졌던 것이라 나이 들면서 욕심이 생기는 건가? 숫자의 비밀을 알면 알수록 오묘하며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책에서는 그 동안 내가 멀리했던 숫자의 비밀을 하나씩 알려준다. 그 어린 학창시절 나에게 좌절을 안겨준 기호 ‘x’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각 숫자에도 어마어마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숫자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각 숫자나 기호마다 저마다의 의미가 있고 배경이 될만한 스토리텔링이 있다. 원주의 비율을 구하는 파이는 학창시절 엄청 외웠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3.141592까지 외울 정도니 얼마나 자주 접했는지 안다. 여기서는 교과서에서 접하지 못했던 파이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수학광들이 심심함을 이기기 위해 파이의 무한한 소수점자리를 계산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런 행위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나 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수학이 물리학과 얼마나 깊은 관련이 있는지 알게 된다. 한번쯤 들어봤던 법칙들이 수학자인지 물리학자인지 모를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졌고 증명이 되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물리적인 현상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현상들을 숫자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혹적인가를 알게 된다. 나도 수학을 좀 더 좋아했더라면 매력적인 물리학자가 되지 않았을까 상상하며 미소 짓는다. 그래도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반적인 수학용어가 나오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5 타일 붙이기에 나오는 5-회전대칭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 글을 읽는데 내용을 파악하며 읽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기본적인 개념도 알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솔직히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나름대로 고민을 했다. 읽을 수 있을까라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후회는 없다. 내가 전혀 고민해보지 않았던 세상에서는 열정을 다해 혼신의 힘으로 수학의 지평을 연 사람들이 있다는 안 것만으로도 책의 선택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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