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이 책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모건의 아버지이자 작가(혹은 번역자)인 폴 콜린스가 
자폐증의 역사를 찾아 여행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폴 콜린스 자신의 실제 이야기인 만큼 그에 대한 소개를 옮겨본다.

"폴 콜린스(Paul Collins)"
1969년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다. 맥스위니스 출판사의 임프린트인 콜린스 라이브러리에서 절판된
책 가운데 특이하고 뛰어난 책을 새롭게 펴내고 있다. 
그가 쓴 <밴버드의 어리석은>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1년 최고의 책으로 꼽혔고, 
<식스펜스 하우스>는 북센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톰의 문제 : 토머스 페인의 이상한 사후와 시대>가 있다. 
오리건 주에서 살다가 예산 삭감을 이유로 자폐아인 아들, 모건더러 일반학습에서
통합교육을 받으라고 해서 지금은 아이오와 주로 이사해서 살고 있다. 

폴 콜린스도 여느 장애아동을 둔 부모와 같이 자신의 아들 모건의 자폐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점차 "자폐"에 대해 알아가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아이의 긍정적인 방향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아이의 능력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폐를 인정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흔히 "정상인"이라는 기준을 마련해 놓고 그에 맞추어 사람을 판단하고 명명하는 것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장애의 특별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가? 그것을 단지 
모든 인간이 가진 하나의 특징으로 인정하고 명칭을 부여하는 것 자체를 없애야 하는가?"
이는 "특수교육"의 역사가 가진 오랜 질문이면 그 해답은 "명칭부여"에 강조점을 두기보다
"어떻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것인가?"에 강조점을 두어 
찾아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폐인은 근본적으로 네모난 못이나 다름없다. 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넣으려 할 때, 
문제는 망치질이 힘들다는 것만이 아니다. 못이 망가지는 것이다. 
정상 학교가 나를 비정상적으로 불행하게 만든다면?
정상 사회에서 자라면서 불행한 어른이 된다면? 그것이 성공일까?
그게 정상일까? 그 안에서 빠져 죽을 것 같더라도 주류 안에 들어가고 싶은가?" -본문중에서 -

폴 콜린스가 말하고 있듯이 그들의 자연성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도
그들은 훨씬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데 우리 정상인들의 기준에
맞추어 자라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그들이 더 불행해지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그럼에도 "정상인들의 기준"대로의 삶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끼리만 분리되어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준에 어긋나도 괜찮은 것을 허용하는 범위와 허용하지 않는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처음 모건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받아보고 자신의 아들에 대해 수치로 평가된 것을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백분위 1퍼센트, 1퍼센트, 3퍼센트, 1퍼센트..."
그러나.. 사실을 고백하자면 "특수교육"을 배우고 있는 나조차도 우리 아이들을 평가할 때 
이런 수치들로 평가하게 된다. 그나마 이런 수치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굳게 믿기에..
그리고.. 교육에 있어서도 어떤 확답도 내릴 수 없다. 
일반적인 방향이야 있겠지만 예외는 항상 있는 법이며 모든 아동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이렇게 좋은 말로 변명을 하지만 내가 이런 평가를 받는 아동의 부모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참담할 수 밖에 없다. 앞에 앉은 평가자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을 것 같다. 

"자폐증"에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은 이 책의 새로운 시선에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잆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깊이 고민해 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은 "자폐증"에 대한 생각을 넓혀주고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되는 기회를 줄 것이다. 
"자폐증의 역사"와 관련된 야생소년 피터와 아버스넛 박사, 프로이드와 아스퍼거, 배런 코헨 박사 등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더 알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저 인물 중심의 설명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역을 찾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배런 코헨 박사가 한 말이 옳다. 다른 사람들이, 아니 자폐인 스스로도 자폐인을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외계인으로 묘사하곤 한다. 그러나 모순인 것은, 사실은 정확히 그 반대라는 점이다. 
자폐인은 곧 우리이고, 자폐인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이해해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장애란 일반적으로 무엇이 부족한 상태로 정의된다. 아이가 자기 엄마나 아빠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묻는다. "저 아저씨 팔은 어디있어?" 그러나 자폐증은 능력이자 동시에 장애다. 무엇이 부족할 뿐
무엇이 풍부하기도 한 것이다. 동물 중에도 사회성이 있는 동물이 있지만, 추상적 추론을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다. 자폐은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데, 우리는 그 존재르 이해조차 하지 못한다. " -본문 210p-

책의 마지막 장에 여행과 고민을 통해 자신의 자폐증을 가진 아들과 자신의 가족에 대해 
폴 콜린스가 내리는 결론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슈퍼마켓에서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사람들 속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당연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저 이렇게만 생각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돌리고 제 갈 길을 간다. 한 여자는 토마토를 봉지에 담으면서 아직도
끈질기게 우릴 보고 있지만. 이제는 사람들 시선에도 익숙해진 것 같다.
제니퍼(모건의 엄마)도 그럴 것이다. 모건은,,,글쎄 모건은 손톱만큼도 신경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우릴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래도 괜찮다. 우린 서로를 이해하니까. 
그리고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하고는 다르다. 
이건 비극도 아니고, 슬픈 이야기도 아니고, 주말의 영화도 아니다. 그냥 우리 식구다." -본문2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