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책에는 흔치 않은 흑백의 색채가 아이의 주목을 끈다.
<거미와 파리>는 고혹적인 그림체와 미묘한 거미의 눈빛, 시적인 문체가 잘 어우러진 한편의 오페라같다.
그림속 주인공들이 노래하듯 서로를 드러내고 과시하며 줄다리기를 한다.

무서운 세상이다.
아이에게 세상의 무서움을 어떤 언어로 전달해야 할 지가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거미와 파리>는 무서운 세상을 아이에게 조금은 시적인 언어로 경고할 수 있는 책이다.
웃음과 신사적인 미소, 칭찬으로 파리를 끌어들이는 거미를 통해
아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숨겨진 위험이 있는 상황과 우리가 삶을 유지하는 동안 경계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사실 직접적인 위협만이 위험은 아니다.  가장 큰 위험은 입에 발린 찬사이다.

사족으로 붙이는데
이 책을 펴낸 <열린어린이>의 위인전을 읽고, 이 책을 선택했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얼마전 우연히 <열린어린이>의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
같은 위인이야기도 아이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면서 펼쳐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출판사의 시작을 믿고 일부러 <열린어린이>의 출판물을 검색해서 책을 찾았다.
어린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알고 있는 <열린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