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이 책에 관해서는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의 소개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죽었다

눈물 한 방울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부터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 때 순간적으로 무엇때문이었는지 책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나 또한  가슴에 무언가 변명거리를 하나 가지고 있어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작가를 검색해보았더니 유명한 일본 여성 영화감독입니다.여러편의 영화가 있지만 한 편도 보지 못한 일인인지라 처음 대하는 작품은 맘에 들었습니다. 나와 타자의 시선을 통해서 느껴지는 잔잔한 감정의 파동과 변화들을 섬세하게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남편 사치오는 소설가입니다.유명하지 않은 시간을 지나 이제는 방송에도 나오는 꽤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요. 아내인 나쓰코는 남편이 무명기간동안 미용실을 하면서  뒷바라지 합니다. 나쓰코가 친구 유키랑 스키여행을 떠납니다. 스키투어 버스가 추락하여 나쓰코는 죽게 되었습니다. 버스 사고로 죽은 승객들의 유가족들은  떠난 가족들의 죽음에 애통함과 슬픔, 분노를 토해내며 다양한 방법으로 슬픔을 표현합니다.하지만 사치오는 눈물 한 방울조차 흘릴 수 없고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나쓰꼬의 친구 유키의 남편은 요이치는 버스회사에 분노를 표풀하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아내의 부재를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사치오가 아내가 죽었음에도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릴 수 없었던 것은 두 사람의 사고전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서로에 대한 냉담함 때문이었습니다. 사치오는 아내가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10년의 세월이 수치스럽고 아내 또한 이제 자신의 보살핌이 필요없는 남편이 서운하고 멀게만 느껴졌기때문입니다.모든 걸 완벽하게 해 내며 남편의 성공후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에 남편은 더 위축되었는지도 모릅니다.서로의 사랑을 각자의  가슴에만 사랑을 가둬두기만 하여 서로에게 흘러가지 못하였습니다. 귀찮고 자신의 일 외에는 관심조차 없던 그에게 요이치의 두 아이를 돌보게 되면서 그의 냉담했던 가슴에는 서서히 가둬둔 사랑이 조금씩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즉석요리를 하여 아키라와 함께 식사를 하고 만화영화 노래를 함께 듣고 마트에 함께 가고, 우리네의 보편적인 일상에서 사치오는 그간 알지못했던 사랑을 타자를 통하여 깨닫게 됩니다

"가느다란 물줄기 사잉를 요리 조리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아키라의 모습이 눈부시다"

 "누가 뭐라고 비난하든 지금 자신에게는 이 확고한 연대가 있다 이 어린 친구들에게도 자신이란 존재가 생명줄이라는 점이 사치오에게 무엇보다 킅 용기를 준다 .그것은 타인의 칭찬과 폄훼에만 신경쓰고 살아온 지난 몇십년동안 에는 얻을 수 없던 감각이었다.

~살아있어도 좋은 이유가 생긴다

사랑을 얻은거지.....258p

"심했죠. 너무 심했어요. 왜 우리는 소중한 것들에게 상처를주는 건지 눈에 보이는 신호를 무시하고 ,잡았던 손도 놓아버리고 언제나 기회를 날려버리죠.왜 이렇게 맨날 헛발을 디디고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지 정말 끔찍합니다. 책을 읽어도 돈은 벌어도 전혀 현명해지지를 않으니 .. 언제까지 이런 자신과 마주해야 하는 건지 이제 넌더리가 납니다. 아주 넌더리가 납니다. 정말이지 살아갈 기력이남아 있지 않아요...

그리고 기누가사 사치오는 처음으로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또 회한 때문이 아니라 그저 아내를 생각하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