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은따라는 말이 결코 우리사회속에서 만연될줄은 몰랐다. 난 이러한 용어가 일본의 사회속에서, 일본의 드라마나 만화속에 등장하는 용어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요즘들어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문제도 많이 부각되고 있고, 또 이를 정화시키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남다른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황폐해지고, 고통받는가 하면, 선생님들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괴리속에서 흔들리고 교실내에서의 목소리 키우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도 교권추락이라는 말을 하며 현실을 마주하며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많이 안쓰럽다. 예전에는 선생님의 그림자조차도 밟으면 큰일나는 줄 알 정도로 선생님의 말씀이 곧 법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이 책의 배경은 승리고 2학년2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기간제교사인 정인제와 일타 언어강사 강세찬이 함께 한다. 어느 조직에서든 정규직이 아니고, 비정규직이라는 명함을 갖게 되면 일단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의무감이 든다. 그렇기에 자신의 소리를 내는데 있어 더 인색하고 혹독한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정인제 교사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이 있었고, 제아무리 머리가 커졌다고 설치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선생인 자신이 보호하고 가르쳐야 하는 대상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반면 모든것을 성취지향적으로 추구하는 강세찬은 자신의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오는 학생들만을 인정하고 나머지 처지거나 수업을 등한시 하는 아이들은 철저하게 배척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실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의 물결이 인다.

어머니의 지나친 보호와 관심때문에 공부외에는 도저히 눈도 돌릴수 없는 모범생 김민기.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서게 되고, 진정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그것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나름 피력하려 노력도 한다.

이 책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할수 있는 고남순과 박흥수. 이 둘은 분명 과거에는 그 누구도 그들사이를 범접할수 없을 정도로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형성된 절친이었다. 그렇지만 순간의 잘못으로 인해 서로를 바로 쳐다다볼수 없고, 외면하고 피해야 하는 상처를 안게 되었다. 이 둘의 과거가 밝혀지고, 또 이 둘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참 역할을 맡은 남자배우들이 너무 멋졌던 기억이 난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압권은 열린 결말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매사 폭력으로 집약되는 오정호. 난 그의 인생이 참 고달파보여 안쓰러웠다. 그도 똑같은 인격체인데, 어느곳에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못받을뿐만 아니라, 그의 고통을 그 누구 한명 이해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정인제와 강세찬이라는 선생님들을 만났기에 그의 흔들리는 그 시기에 어느정도 바람막이는 되어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를 기다려주는 선생님이 있었고, 자신을 찾아온 선생에게 "나쁘게는  살지 않을게요"라고 말을 할 정도로 성숙해졌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2학년2반의 아이들은 모두 흔들리고 방황하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방향성은  찾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