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의 장편소설 <나의 남자, 들>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통속소설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싫어하는 통속소설임에도 끝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 꽤 秀작이라 하겠다.

한 여자... 지수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이야기다. 그녀의 남편과 내연남"들"이 등장하는...

솔직히 작가 김기섭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재능... 그의 글발에 홀려 싫증 내지 않고 읽기는 했지만... 

결국 미모를 겸비한(순 내 추측이지만...) 한 여자의 남성 편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것이다. 

J와 Q... 두 외간 남자와 마무리를 지으면서도 마지막 페이지에 암시하는 또 다른 남자의 등장... 

책을 덮으면서 늙고 못생긴(뚱뚱한 혹은 삐쩍 마른) 여자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겠군...

이란 생각에 피식... 자조 섞인 웃음이 났다. 누구나 한때 빛나던 시절은 있었겠지만 말이다. 

신데렐라는... 또는 백설공주는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로 대부분의 동화책은 끝이 나지만... 

실제 오래오래 행복하기만 한 부부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화무십일홍이란 말도 있듯이... 

꽤 오래전 돌아가신 우리 엄니께서 그러셨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라고...

백 번 맞는 말씀이시다. 아무리 좋아하던 장난감도 결국에는 망가지고 버려지기 마련이다. 

연애 때와는 또 다르게 결혼은 현실이다. 현실은 동화 속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 속 지수의 남편은 지수보다 한참이나 어린 여자(지수를 언니라 부르는...)와 바람이 난다.

지수 역시 직장 동료 J와의 불륜... 결코 사랑이라 부를 수 없는 육체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그러다 J와의 관계가 삐걱대면서 Q라는 남자와 관계를 맺게 된다. Q와는 J와 또 다른 감정으로...

뭐... 작가 김기섭의 훌륭한 글발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통속적으로 남편의 불륜은 문제가 되고...

저는 되고 너는 안 된다? 지수의 남편 역시 그 비슷한 잘난 남성의 논리로 지수를 압박하고...

지수의 부모 역시도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지수를 닦달을 하고... 블라블라...

결국 지수와 지수의 남편은 이혼을 하고... Q는 멀리 전처가 사는 곳으로 떠나고... 블라블라...

지수 앞에 또 다른 연하의 남자가 등장하고... 소설은 여기서 끝이 났지만 다음이 짐작은 되고...

보통의 경우 로맨스 소설이나 이런 통속소설의 경우 거들떠보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어쩔 수없이 읽게 된다 쳐도 읽으며 허접함에 엄청 화를 내며 책을 탁 소리 나게 덮거나...

읽는 내내 던져버리고 싶은 욕구를 누르느라 속에서 불이 나고 심지어 욕까지 하게 되는데...

딱 한 마디로 김기섭의 장편소설 <나의 남자, 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재 자체는 진부하기 짝이 없었지만 글 흐름이며 묘사가 드물게 높이 사고 싶은 소설이었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출판사의 서평 딱 그 자체가 바로 김기섭의 글발이었다 할 것이다.

덧붙여 출판사의 평을 옮겨다 붙여본다. 딱 이 소설을 읽으며 받은 그 느낌이었으므로...

 

 

 

남자, 그들의 세계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
인간 실존과 관계의 문제를 그린 소설

한 여성 지수와 그를 둘러싼 세 남자, 들.
소설은 주인공 지수와 각각 남편, 내연남, 그리고 확정되지 못한 무엇으로 정의되는 관계에 놓인 남자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소외된 여성이 현시점에서 겪는 인간 존재 사이의 문제를 말한다.
자유로운 개인들의 사회라 하지만 남자들의 대상으로서만 존재할 뿐인 여자로서 겪어 가는 많은 갈등,

특히 사랑과 성에 주목하여 여성과 인간 실존의 문제를 말하는 소설이다.
긴장감 있는 플롯과 섬세한 심리묘사를 따라가며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의 자기모순과 갈등의 출구를 발견하게 된다.

현실 논리에 얽매인 기존의 관계를 허물어뜨리고 삶의 주도권을 찾고자 하는 주인공의 분투를 목격하면서,

진실한 관계 맺음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하여 스스로 질문하고, 남녀 문제를 넘어서

타인(이라는 지옥, 들)과 나의 행복한 공존-함께 있음-의 의미를 천착하고 그 방법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나의남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