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cher. 싱커.

동조(同調). 같은 가락, 남의 주장에 따르거나 보조를 맞춤, 어떤 진동체 고유의 진동수를 밖에서 오는 진동력의 진동수에 일치시켜 공명을 일으키는 일.

 

사전적의 의미의 Syncher의 뜻이다. 무언가와 혹은 누군가와 일치되는 순간. 그것이 싱크가 가진 매력이다. 이 책 <싱커>는 그야말로 문제작이다.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 (순전히 개인적인 감정이지만) '가장 영화화 되길 바라는 소설 Best' 중의 Best다. 감히 단언컨대, 이 소설! 청소년 문학이라는 범주 안에 넣어 놓기엔 너무 아쉽다. 영화 <아바타>에서 느꼈던 신비로운 경이로움이라든지, 소설 <식수전쟁>에서 느꼈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전율, <데스노트-새로운 사적>에서 느꼈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등을 이 책에서는 아주 간단하게! 그 세 가지를 다 느낄 수 있었다.

 

<싱커>의 줄거리는 주인공 미마가 난민구역에 가서 쿠게오와 칸을 만나면서 '싱커'라는 게임을 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 싱커라는 게임은 가상현실과는 별도로 반려수(동물)의 감각기관까지 접속이 가능하다. 서로 혼연일체가 되는 게임이랄까... 감정조차 존재하지 않는 무균무취의 인공도시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 싱커는 호흡처이자, 엄마의 품과 같다. 인공적인 색채로 가득 뒤덮여 있는 돔형의 하늘 대신, 맑고 푸른 진짜 하늘을 보게 된 미마는 더이상 인공도시에서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과학계에서 종종 발표하는 것처럼 우리 지구는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여 여러 나라가 영토를 잃고, 소위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될까? 지구는 정말 수많은 신비를 간직한 채 (우리 인류는 지구에 대해, 더 나아가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척 할뿐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수수께끼가 있다.) 그대로 잠식되어버릴까? 인공적인 아마존이 조성되고, 지구의 지하로 내려가 무균무취의 인공도시에서 살게 될까?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물음표 가득한 문제들을 만나고 또 만나며, 책의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말 전율하며 읽었다.

 

이토록 대단한 상상력을 지닌 작품 뒤에 작가는 소박하게 말한다. SF장르가 우리에게 의미있는 이유는 'SF라는 장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숨쉬고 있는 이 현실세계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 이라고. 종종 우리는 무언가를 잃고서야 그 존재의 진실한 가치를 깨닫곤 한다. 그게 섭리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싱커>는 분명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지금 내 머리 위를 간질이고 가는 산들 바람과 조각 구름 하나 얹어있는 푸른 하늘은 미래의 누군가에게는 자연사 책에서나 볼만한 풍경일지 모른다.

 

"이제 사방에 그것이 떨어지고 있었다. 투명하고 둥근 물 덩어리들.

나뭇가지에 두텁게 쌓인 흙이 퍽퍽 튀며 냄새 입자들이 사방으로 퍼졌다. 숲의 색깔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물방울들이 나뭇잎을 두드려대는 요란스러운 합주가 숲의 다른 소리를 잠재웠다.

-비다

-비다

-비다

인공 하늘 아래 레인메이커가 뿌리는 열대의 비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비를 맞는 세 아이는 말없이 감동을 공유했다. 숲이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떠들썩한 생명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p.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