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다, 승진경쟁이다, 입시다, 우리는 늘 무언가에 마음 한켠이 짓눌려 있다. 그것은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든 어느새 내 곁에서 숨쉬는 공기와도 같아졌다. 아, 이런... 난 이런 것을 바란 적은 결단코 없었다구!! 를 외쳐봐야, 이미 마음은 무겁다. 이럴 때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집어든다. 특히나 이라부 시리즈가 딱이지만, 이 책 <오 해피데이> 또한 착한(?) 내 자식이다.

 

흔히들 책에서 남기는게 있어야.... 라고 하는 덫에 걸리기 쉽다. 물론 옳은 말씀이다! 분명히 이 책은 명전은 아니지만, 확실한 웃음은 보장해 준다. 가끔은 이런 책도 있어야 마음이 산다. 마음의 양식만 살 찌우다가는 영양 불균형 또는 비만 되기 따~악 좋다!

 

이 책은 우선 쉽다. 그리고 짧다. 이 얼마나 간결하고도 강력한 매력인지!

그래서 책을 손에 들면 그 자리에서 읽기 편하다. 아니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기에 딱이다. 잠자기 전이나 쉬는 시간등에 잠깐씩 여유를 내도 좋을 일이다. 하여간, 6개의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진 덕에 지루함 없이 술술 읽혀 내려간다.

 

그리고 각각의 단편들은 누군가 혹은 어딘가에는 꼭 있을 법한 우리네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옥션에 중독된 아내, 실직하고 주부가 된 남편, 바이토(일본은 우리처럼 알바가 아니라, 바이토 라고 한다) 담당 직원에게 흑심을 품은 이야기, 이혼의 위기에 가지고 싶었던 것들로 인테리어를 하는 남편 등등....  각각의 주인공들이 개성이 넘친다. 이 주체할 수 없는 개성들을 가지고 오쿠다 히데오는 그 만의 특유한 유쾌함으로 쓱쓱 비벼 제대로 한 상 차렸다.  다 읽고 나면 그냥 피식 웃음이 난다. 그래서 좋은 거고!

 

언젠가 뉴스에 "읽기 쉬운 소설"  부류에 오쿠다 히데오가 대표적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유가 제법 타당한 뉴스였지만, 그 뉴스를 보는 이로 하여금  학식에의 편식을 조장하는 것 같아 약간 걱정스럽게 보였다.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네! 음악은 음학이 아니라고.. 그냥 느낌으로 들으라고...

 

솔직히 오쿠다 히데오에게 무한 애정을 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뛰어나다. 적어도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몇 번이나 웃었지?' 를 셀 수 없게 된다. 책은 꼭 어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성이 넘치는 책 읽기! 물론 영양적인 편식은 반대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하여간 여러가지를 섭취해야 겠지만, 오쿠다 히데오 또한 잘 차려진 밥상이다. 가끔은 오쿠다 히데오 식의 유쾌한 밥상을 즐겼으면 좋겠다. ^^ 냠!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