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어른들이 서른을 무언가 진정한 어른이 되는 나이쯤으로 여기고,

넘어야 할 큰 숫자, 앞에 두고 두려워 지는 숫자로 여기는 것처럼

아이들 세상에서는 그런 나이가 '일곱 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랄까, 진정한 형님, 누님, 왠지 다 큰 듯 '어린이'가 될 수 있는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큰 관물을 앞둔 나이.

 

곧 초등학교를 들어가면 가장 꼬맹이로 조금은 각박해 진(수많은 학원과 함께) 사회를 만나겠지만

지금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가장 큰 형님을 맡고 있는 나이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왠지 전과는 다르게 한글도 척척 읽을 수 있어야 할 것 같고,

동생들은 모르는 세자리수 숫자를 읊어가며 잘난척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잠도 혼자 자보고, 심부름도 척척 해내고, 말도 잘 들어야 할 것 같은...

엄마 아빠에게 곧 다가올 '내년'의 세상을 가끔씩 전해들으며

'성장한다'의 무거움을 느끼게 되는 나이.

 

그래서 일까요,

오래도록 인기를 얻고 있어 다시 재판 되었다는 책이 바로 이

'진정한 일곱 살' 입니다.

 

진정한 일곱 살이란, 어떤 일곱살일까요?

지금 일곱살이라 책을 받아들고는 엄청 좋아하던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어떤 일곱살이 진정한 일곱살인지 궁금해서 빠르게 내용을 확인며 재미나게 읽었고

그 다음 읽을 때는 그림이 재미있어 숨어 있는 작은 그림들도 찾아보고 의미들도 짚어보며 다시 읽었습니다.

그리고 또 읽었을 때는, 아이는 그냥 덮었지만 책의 마지막 페이지 때문에 오래도록

제 자신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참, 좋았던 동화책이었답니다.

 

 

 

 

 

 

 

이 세상에는 하늘의 발만큼 들의 꽃만큼 수많은 일곱 살이 있어요.

하지만 진정한 일곱 살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라고 시작하는 책.

 

아이의 친구 이름은 하나쯤 발견할 수 있게 요즘 흔한 이름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정말 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나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

그 안에 존재하는 '나'라는 사람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도 깨닫는 날이 오겠지요. 제가 그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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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아들과 함께 읽은 '진정한 일곱살' 책에는

우리 아들은 아직 맞이하지 못한 모습들도 있습니다.

 

앞니가 하나쯤 빠져야 해요, 채소도 가리지 않고 잘 먹어요 하는 등의 내용은

왠지 교훈을 주기 위함 같기도 하고, 성장이 느린 아이들에겐 상처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머지 않아 맞이할 모습,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모습들이라

아이들과 다짐을 해보고 상상을 해보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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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정한 일곱살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혼자 자기'랍니다.

 

우리 아들도 시도해 보려 했지만, 실패하는 것.

아직은 어둠이 무섭다고, 귀신이 무섭다고, 엄마 품을 파고드는 아들에게

거봐-! 일곱살은 혼자 잘 수 있어!! 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결국은 마지막에 '반전'을 맞이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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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진정한 일곱 살이 아니면

진정한 여덟 살이 되면 되고,

진정한 여덟 살이 안 되면

진정한 아홉 살이 되면 되고,

진정한 홉 살이 안되면

진정한 열 살이 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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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아들과 읽으며, 괜히 이래야 한다고, 일곱살은 이런 거라고 힘주어 읽던 내 머리를 때리는 마지막 장.

 

일곱살을 열 다섯살로, 열 다섯살을 서른 살로, 서른 살을 마흔 살로 바꾸어도 좋을 문장들.

누군가를 충분히 괜찮다고, 위로해 줄 문장들.

 

아이와 함께 읽은 동화책에서 뭔가, 제가 더 깨달은 느낌입니다.

 

아이도, 이 문장의 의미들을 다르게, 자신만의 느낌으로 받아들일 날이 오겠지요.

 

일곱살이 될 아이들에게, 일곱살인 아이들에게, 그리고 일곱살을 거쳐온 어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