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이유없이 무시 당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책을 뒤져 보고 내 자신을 돌아도 보고 별 짓을 다해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몇일 전까지 나는 몰랐다. 왜 사람들에게 잘해 주면 잘해 줄 수록 돌아 오는 것은 무시와 외면일까 그리고 몇일 전 나는 그 답을 찾아냈다.

 

 [지금 마흔이라면 군주론]이란 책에서 드디어 그 이유를 찾아냈다. 별 기대 하지 않고 집어든 책이 이렇게 까지 내 정신을 깨워 줄 것이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내가 무시 당한 이유는 그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인간 고유의 본성이며 그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책의 문장 중에 [자신이 무능하면 남들에게 무시 받는다.]라는 문장이 있다. 내 뒷통수를 한대 후려 갈기는 문장 이었다. 내가 잘해준다고 해서 그들이 고마워 할 꺼라는 순진한 생각이 나를 무시의 대상으로 몰아 넣었다.

 

 요점은 잘해주고 배푸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무능한 나 자신이 문제 였다. 타인에게 잘해준다고 해서 타인이 나에게 호의를 배풀꺼라는 단순한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인간의 한면만 붙잡고 호소 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인간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선 보다는 악이 더욱 큰 힘을 가졌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타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나에게 그만한 힘 이 있을 경우 해당한다. 만약 나보다 약한 사람이 호의를 베푼다면 그것만큼 굴욕적인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호의는 타인에게 그다지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약하고 무능력했다. 예를 들면 일본어 학과에 다니면서 일본어를 잘 못했다. 신체적으로 몸이 작다.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무시당했다. 나에게 어떤 매력도 가치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나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무시당했다.

 

 운이 없다고 탓해봤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찝찝함이 가시질 않았다. 왜 항상 이런식을까 ? 무엇인가 크게 방향을 잘 못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약한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봐야 무시당하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라고 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 문장을 읽을 때 무릎을 딱 쳤다. [아 시바 그래서 나는 여태 인간관계가 항상 꼬였구나] 나의 인간관계가 항상 꼬인 이유는 내가 약했기 때문이었다.
 
 약한 사람이 자신을 낮추는 것은 비굴이고 자신을 높이는 것은 허풍이다. 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리고 이 한 문장이 내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과 길을 알려주었다. 나는 강해진다. 악이 된다. 다만 선을 가장한 악이 될 것이다. 현 상태는 약함이다. 그리고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없다. 그럼 허풍이 된다. 그렇다고 나를 낮추면 비굴이 된다.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그냥 찌질이다. 나는 탁월해 지고 싶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무시와 멸시는 충분히 당해왔다. 그리고 드디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생각보다 인간은 본능과 감정에 충실하며 그렇게 선하지도 않다. 공자의 말은 일부분은 맞지만 일부분은 틀리다. 솔직히 논어를 맹신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카네기의 인간관계론도 그렇다. 항상 미소짓고 상대방을 배려하면 되는줄 알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비참했다. 난 책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진심을 다했다. 실패했으니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이기적으로 얍삽하게 살아야 한다. 남에게 지지 말아야 한다. 남에게 주도권을 주는 순간 나는 호구가 된다. 져주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을 맹신했던 나였지만 다 헛소리다. 인간의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힘이다. 힘이 있는 자만이 배려도 하고 겸손하는 척도 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