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이 강력추천한 영화라는 이야기보다 제목에서 오는 선뜻한 느낌이 궁금해서 손에 잡아 들게 되었던 <초크맨>
추리나 스릴러 소설에서 누군가의 추천글이 쓰여져 있다면 사실 의심 먼저 하고 보는 편인데 그런 글귀에 속아 '이게 도대체 무슨 소설이야...'라고 느꼈던 소설이 꽤 되었기 때문이다. 스릴러물 실패작에 몇번 등장했던 '스티븐 킹'의 추천글 때문에 스릴러물을 만날 때마다 의심 아닌 의심을 하게 되는데 <초크맨>은 제목과 분필로 그려진 잘려진 팔,다리와 핏자국 그림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펼쳐보게 됐던 작품이다.

토막난 시체의 머리를 누군가 가방에 넣고 사라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초크맨>은 에디의 30년 기억을 왔다갔다하며 전개된다. 1986년의 에디와 2016년의 에디, 1986년 앤더베리의 축제날에 아름다운 얼굴 한쪽을 잃게 된 일라이저의 사고와 션의 죽음, 호프의 개가 죽은 일, 마틴 목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한 마을에서 터지는 일련의 사건사고들 그런 끔찍한 사건들을 뒤로 묻은 채 30여년의 시간이 흐르게되고 십대였던 아이들은 어느 덧 40대 중년이 된다. 그런 그들에게 초크맨이 그려진 편지가 등장하게 되고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미키가 초크맨 사건을 책으로 내자고 제안하며 소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지만 며칠 뒤 미키는 강가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발견되고 잊고 싶었던 30년 전의 사건들은 미키의 죽음으로 1986년과 2016년을 오가며 에디의 기억 속 공간들을 짜맞추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작가는 아이들이 차고에 그려논 그림을 보고 이 소설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소설로는 첫 작품인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결말로 끌고가는 힘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그들의 죽음으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숨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미쳤고 '다크플레이스'를 읽었을 때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3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일까란 생각에 끝까지 이야기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던 것 같다. 어쨌든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에 왠지 모를 허탈감까지 느껴졌던 <초크맨>은 스릴러이지만 도입부의 토막시체 이후에 잔인한 장면은 의외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방이 있었던 소설 <초크맨>, 소설 속에 나오는 말처럼 아무것도 예단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