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 산책 1                                   

헤이르트 마크 지음│강주헌 옮김│옥당 刊

 

직전 세기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사는 곧 유럽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가, 풍운의 20세기가 마감하는 해이며 유로화가 출발하는 해(1999)에 유럽의 도시를 돌며
파란만장한 역사를 반추하고 새천년에 이어질 유럽의 위상을 가늠한 역사물이다. 현대 문
명의 펀더멘탈인 유럽의 역사를 재미있게 취급하는 히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져든다.

 

20세기 들어, 두 차례에 걸쳐 벌어진 세계대전은 유럽의 세력 판도에 획을 그은 전쟁이였
다. 인류역사는 투쟁의 역사라지만 유대인 게토ghetto와 대학살, 헤밍웨이가 참전한 스페
인 내전, 냉전시대의 개막과 종교와 언어 갈등을 겪으며 격동의 20세기 역사는 바로 유럽
의 역사 그 자체다. 한국 전쟁과 월남 전쟁따위는 들여밀 공간이 없는 유럽은 흥미진진하
게 변해 간다.

 

유럽은 르네상스의 미몽(계몽주의에 의해)에서 깨어날 즈음 프랑스 혁명과 볼세비키 혁명
으로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치르며 급기야는 구대륙으로 물러앉고 만다. 유럽사가 세계사
라는 등식이 깨지기 시작한 20세기는 그야말로 스텍터클했다. 켜켜히 쌓인 인류역사의 단
층으로 화석화된 유럽은 영원하겠지만,  탈아입구라며 섬나라 이웃이 분별도 없이 워너비
wannabe를 외쳐싸든 유럽사 오딧세이다.

 

저자 헤이르트 마크는 화란인 저널리스트로 1900년대 벽두 파리세계박람회를 시작으로 2,
000년 밀레니엄까지 세계사의 이너 써클이였던 유럽의 전역을 1년 간에 걸쳐 크로스 체크
로 누비며 유려한 필치로 유럽사 퍼즐을 내레이션 한다. 이미 세계 각지의 여행 보도 전문
기자로 정평이 난 헤이리트 마크는 제도권 역사학자가 아니다. 저자의 유럽사 편린에 대한

저작(著作)은 저작(咀嚼)감과 그립감이 빼어나 이지하게 읽히우며 읽는 맛이 삽상하다.

읽을거리가 진진한 유럽의 처처에 산재한 역사의 알갱이들을 모아 20세기를 관조한다. 그
시대 유럽을 살아온 이런저런 유러피언들의 이야기를 채증하듯, 엮어내 유럽 현대사의 히
스토리텔링이다. 흡사 역사의 샤토리알리스트 같잖은가. 흔들의자에 앉아 읽기에 제격이다.

 

방대한 20세기 유럽사 산책을 중간 계산하며 제2권으로 넘어간다.  to be contin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