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레지스탕스 /                    

박경신 박주민 손익찬 양홍석 최준연 최종영 허지민 지음 해피스토리 刊

기라성같이 즐비한 저자들이 마치 분파 많은 정당의 집단지도체제처럼 호모 레지스
탕스를 논한다. 그들의 프로필을 일일히 열거하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휘
황하다들. 저자들이 한결같이 공부 좀 했다는 소릴 듣는 법과대학 출신들이다. 괜스
레 주눅이 들어 책을 읽으면서 저항감이 자연 발로하지 않는 걸 보면 독자는 무조건
적인 호모 레지스탕스가 아닌갑다.

시류에 영합하지 못하고 인식과 철학도 없이 삶만 영위하는 사회적 약자와 마이너리
티가 법을 몰라서 눌려서 당하는 서러움은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이 책은
사회적 약자들이 기본적으로 무시당하는 부당한 현실에 분투하는 저항기를 사례별로
추려서 챙겨 보여준다. 법의 전횡은 법으로 저항하라는 부추김도 엿보인다.

저자들이 참여하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에서 대신 떠맡아 수행해 준 소송 중에서 소
위 손담비UCC사건은, 인터넷 공간에서 수급 양쪽으로 문화생산자이면서 문화소비자
의 위치에서 뜬금 없이 사건도 사건 같지 않게 저작권 침해로 불거진 사건 개념이다.
결론부터 말해서 저작권 침해를 했으면서도, UCC의 삭제를 요청한 저작권자로 부터
오히려 손해보상금 20 만원을 받아냈다는 역전의 시츄에이션이 흥미롭다. 어쨌거나,
저작권자로부터 돈까지 받아내다니 저항의 백미라 하겠다.

사회적 부조리한 것중에 빈부격차는 늘 현안이다. 진보든 보수든 어느 정권이 들어서
해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솔루션이 없는 지경이다. 구룡마을 잔디마을 사건은, 땅을
가진 자의 토지자산에 무단으로 들어앉아 떼거지 쓰는 걸로 취급되는 한 딱히 원만한
해결책을 기대나 할 수 있겠는가. 그저 호모 레지스탕스의 기질로 저항만 하기엔 미흡
하지 않은지 좀 더 심화된 고찰이 필요하겠다.

부실 기업의 최후의 자구책인 정리해고도 뾰족한 해결수단이 없으며, 미네르바가 인
터셋에서 예리한 시각으로 세계와 국내 경제위기를 예측한 글이 잘맞아 떨어 졌다는
이유로 괘심죄로 결국은 전기통신법으로 구속되는지와, 경제관료가 불편하지만 예측
이 맞았는 데도 왜 허위사실유포죄인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에서 소속돼 사회의 형
평과 정의 구현을 위해 뛰는 저자들의 설명은 명쾌하다.

현실 개선을 모색하는 저자들의 견마지로에 박수만 보내야하는 무력함에 조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