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여행을 멈추다라는 제목아래 멈추는 순간 시작된 메이의 진짜 여행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진짜여행기라는 부제가 무슨 말인가 했었다. 물론 지금은 이해를 했지만^^;) 다소 몽환적인 배경에 눈을 가리고 서 있는 긴 머리의 소녀. 책을 가장 먼저 펼쳐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책이 정말 인도 여행 책이 맞아? 하는 것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나오는 네컷 만화며 각종 그림들이 지금껏 봐왔던 여행기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책이 너무 예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봐 왔던 책 중에서 가장 예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책의 진화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는 내내 이러한 만화나 그림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32살의 프리랜서 플래시애니메이터 왕소희씨가 졸음을 쫓기 위해 시작한 200일간의 인도여행기를 담고 있다. 사실 인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갠지스 강이며, 비위생적인 삶, 가난의 삶, 카스트 제도 속에서 억압받는 삶 이런 것들인데, 이 책을 통해서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좀 더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가 가장 먼저 인도라는 나라를 만났던 책은 류시화님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이었는데, 그 책과는 또 이 책이 상당히 다르고 정말이지 인도라는 나라는 새로운 면이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도에서 200일간을 보내며, 자신의 소울메이트로 인해 골랄끼또리아라는 시골 마을에서 흙집을 얻어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바위에 그림도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마을에 길을 내기도 하고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인도 풍습을 접해보는데... 책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인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늘 그렇듯 여행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는 것 같다. 특히나, 수박 겉핥기식으로 여행사에서 정해준 코스로 여행을 가지 않고 어느 한 곳에서 머물며 그곳 사람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 그건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삶이 처음부터 평탄하거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적응하고 그들과 함께 삶을 공유한다면 처음의 그 힘듦에 비하면 정말 값진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메이의 인도여행기를 보면서 정말이지 나도 인도의 시골마을에 몇 달간 가서 머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우리나라라도 시간이 날 때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한 일상을 이기기 위해 떠난 인도여행. 메이의 인도여행 덕분에 내 삶의 목표를 하나 더 찾은 것 같은 느낌이다. 나도 한 10년뒤 쯤엔 인도의 어느 마을을 거닐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