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다니. 언제 그런 일이 있기다로 했느냐는 듯이 사람들은 일상으로 되돌아 왔고, 오늘이라는 하루는 또 다시 잘 굴러가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도 우리에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퇴색되어 가는 건 아닐까 두렵다.

 

아직도 어디선가 공연을 하거나 공연연습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모자, 검은 선글라스, 장갑, 하얀 양말, 달 위를 걷는 것 같은 문 워크(Moon Walk), 그리고 그의 음악. 그를 추억하게 하는 것은 아직도 내 주위를 맴돌고 있는데, 정작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나와 같은 시대를 호흡했던 뮤지션이어서인지 그의 죽음은 너무 가습아팠고 슬펐다.

 

그가 1988년도에 출간한 자서전 ‘문 워크(Moon Walk)’ 출간된 지 20년도 더 넘어서 국내에서 정식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자마자 국내에서도 여기 저기서 그를 기리는 책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상술에 편승한 것이 역력한 느낌이 나는 책들이 많았다. 당시 그의 자서전이 출간되기도 했다. 저작권이 모호한 책이어서인지 오자도 많고 수록된 사진도 조잡스럽기 그지 없어서 그의 많은 국내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1주기를 맞아 뒤늦게나마 그의 자서전이 국내에 정식적으로 출간되어서 반갑기 그지 없다.

 

책은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인디애나 주 게리에서 ‘잭슨5’로 활동하던 꿈많은 소년 시절, 게리를 벗어난 모타운에서 활동한 시기, 형제들과 헤어져 홀로서기를 한 시절, 그리고 그에게 많은 영향을 준 지인 퀸시 존스에 대한 이야기, 문 워크가 탄생하게 된 배경, 아이들에 대한 사랑 등. 그가 1988년 “Bad" 음반을 발표할 무렵 자신이 태어나서부터 솔로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읽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다. 당시 그를 괴롭혔던 언론과 성형 수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기에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등. 유명 팝스타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겪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 등 진솔한 이야기들을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오래된 사진들을 통해 다시금 그를 추억하게 되었다.

 

“인간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또 그 진실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 한다. 설령, 절망이든, 기쁨이든, 자기가 느끼고 경험한 것을 통해 다른 이의 삶에 의미를 더하고 희망을 주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예술이다. 이런 계몽의 순간을 위해 나는 계속 살아간다.”(책 293쪽 참조)

 

이 책의 가장 맨 마지막 페이지에 적혀 있는 문구다. 그가 얼마만큼 사람들을 사랑하고 자신의 노래에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글이다. 이런 말을 남긴 그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다니.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던 그이기에 이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이제 더 이상 마이클 잭슨이라는 뮤지션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많은 아름다운 노래와 그가 보여준 행동들은 오래도록 우리들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고, 가슴에 담아 두어야 할 것이다. 그의 사망 1주기를 즈음하여 뒤늦게 국내에 정식으로 출간된 그의 자서전을 통해 그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 그는 팝의 황제이자, 이제 우리에게는 전설(Legend)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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