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Cafe)는 가벼운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이다. 언제부터인가 카페는 간단한 식사와 차를 즐기는 휴식 공간으로, 그리고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는 남자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드나들며 자욱한 담배연기가 연상되는 어둠침침한 공간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대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카페는 탁트인 공간으로 사람들이 만나 편하게 이야기하며 간단한 식사와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가로수길, 서래마을, 압구정동, 삼청동, 홍대, 부암동 등은 서울에서도 유명한 카페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곳이다. 지은이는 그 많은 카페 중에서도 요일별로 주제를 정해 그에 걸맞는 멋진 카페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하게 들러 차를 즐기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자신만의 아지트와 같은 카페 한 곳 정도는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때가 있다. 지은이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만한 카페들을 책에 빼곡하게 수록하여 독자들 각자의 기호에 맞는 카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베니땡스, 마놀린, 스퀘어가든 같은 소규모 카페를, 화요일에는 1974웨이홍, p.532, 그리다꿈 같은 북 카페를, 수요일에는 사루비아, 레드브릭, 그란삐아띠 같은 와인 카페를, 목요일에는 W.E Begin, 모리나, Life is just a cup of cake 같은 디저트 카페를, 금요일에는 써레인, 델리하인츠버그, 도로시 테이블 같은 딜리셔스 카페를, 토요일에는 호시탐탐, 카레 노다, 우라라 같은 일본풍 카페를, 일요일에는 오아시스, 마이쏭, 플라잉팬화이트 같은 브렌치 카페를 소개하고 있다.

 

각 요일의 마지막에서는 집에서 즐기는 카페, 카페 사진을 잘 찍는 법, 와인 구매 가이드, 집에서 만드는 디저트 레시피, 피크닉 즐기기, 도쿄에서의 이야기, 스웨덴식 브런치, 핀란드식 브런치를 실어 두어서 카페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공간에서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실어두고 있다. 풍부한 카페 사진과 음식이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다. 그런데 카페를 찾아갈 수 있는 약도가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이제는 카페가 더 이상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기 위해 잠깐 들리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들의 색깔에 따라 카페도 그에 걸맞는 색깔을 입는다. 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책을 읽는 공간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휴식 공간으로, 수다를 떨고 싶은 사람에게는 놀이 공간으로, 감성을 충전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조용한 안식처와 같은 공간으로, 무언가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학습 공간으로....지금 카페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 소개된 곳 이외에도 멋진 카페는 많을 것이다. 카페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변했다. 도시에서 카페 만큼 시간을 즐기고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없지 않을까 한다. 카페를 즐겨 찾고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모처럼 형성된 멋진 카페 문화가 좀 더 발전하고, 우리 생활에 밀착할 수 있는 생활형 카페 문화로 정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카페, 삼청동, 압구정동, 홍대, 가로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