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감각적인 그림의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펜 하나로 재미나게 그려낸 나무와 씨앗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참 예쁜 동화였던 뽀뽀손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제목은 바로 [나무가 된 꼬마씨앗]이랍니다.

표지를 보시면 큰 나무와 나무에 매달려있는 씨앗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마치 파마머리를 하고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엄마의 인자한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달려 있는 씨앗들의 표정은 그 크기만큼이나 정말 제각각인데요.

참 귀여운 모습입니다.

그리고 코가 모두 똑같아서 어디 내놔도 누구의 씨앗인지 알수 있을 것 같아요.

마치 저희 딸아이의 눈이 저와 똑같이 생긴 것 같이요.

표지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일으킬만큼 참 감각적인 그림인 것 같아요.

 

이야기는 언덕 위에 서있는 한그루의 나무가 작은 씨앗들이 나무가 될 날을 기다린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서 그 씨앗들이 모두 날아가는데요.

날아가는 씨앗의 모습 또한 참 다양하게 표현해놓았네요.

마치 그 씨앗들이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지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씨앗은 나비넥타이를 하고 있고, 또 어떤 씨앗은 목도리를 하고, 모자를 쓰고,

꽉 끼이는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달고...

제각각 참 개성이 강합니다.

마치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처럼요.

하지만 한 개의 꼬마 씨앗은 용기를 내지못해 날아가지 않고 꼼짝하고 있는데요.

그런 꼬마 씨앗을 나무는 날려보내지 못하지요.

막상 보내려니 혼자될 자신이 외롭고 두려웠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나무는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주고, 따가운 햇볕도 막아주지요.

그러면서 햇볕을 막아주는 모자도 없고, 따뜻한 외투와 신발과 양말도 없으며

여행을 위한 가방도 없으니 하루만 더 있다가 가라며

꼬마씨앗을 붙잡아 두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까치가 꼬마씨앗을 물고 날아가다 떨어뜨려 그 자리에 떨어진 꼬마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커다란 나무로 자라나지요.

그리고 언덕 저편의 마주보며 서 있게 된 나무와 꼬마씨앗은 둘다 행복해지는데요.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도 꼬마 씨앗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저 곁에 두고 지켜주려는 나무의 마음이 꼭 엄마인 저를 닮은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7살인 된 작은 아이를 단 한 번도 제 품에 떨어뜨려본 적이 없고

그 때문인지 7살 된 저희 아이는 제가 잠시라도 안보이면 울면서 찾아대며

밖에 나가면 제 손을 꼭 붙들고 떨어지려 하지 않지요.

이제는 주변에서도 걱정할 정도로 엄마쟁이가 되어버렸답니다.

예전에는 제 곁에서 꼭 붙여 있는 아이가 착하고 얌전하다 생각되었지만

훌쩍 커버린 아이가 아직도 엄마 품에서 안떨어지려고 하니 이제 걱정이 됩니다.

그동안 제가 너무 나무가 그랬던 것처럼 너무 아이를 꽁꽁 싸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이제는 나무처럼 그리고 꼬마 씨앗처럼

서로 용기를 내고 스스로 헤쳐나가려는 자신감을 가져야할텐데

이 책을 읽고나니 어떻게 해야할지 그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 엄마의 품 속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꼬마씨앗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엔 두려웠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저 또한 나무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엔 걱정스런 마음이 가득했지만

결국 아이를 지원해주고 격려해주며 믿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 딸아이처럼 분리불안이 심한 아이를 두었다면

엄마와 함께 이 동화를 함께 읽고 서로 이야기 나누고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꼭 그렇지 않더래도 조금씩 커가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겪게될  성장통을 겪고있을 우리 아이들이 읽어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도 참 예뻐서 그림만 보는 것만으로도 참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