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새롭게 등장하는 게임세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방법에 관해 저자들의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저자들은 미국 내 2,500여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와 200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게임 세대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인용하는 데이터가 2003년이 가장 최근이니 아마도 2003년에 리서치를 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2004~2005년경에 책을 발간한 것으로 보인다.(미국 내 원서의 발간일을 찾을 수가 없었음)

 이 책 발간 당시 존  벡은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 애넌버그 디지털미래센터 선임연구원, 모니터그룹의 상임고문, 노스스타 리더십 그룹의 회장으로 활동 중이었다. 그는 학자 겸 전략가의 관점에서 비디오게임과 비지니스를 분석하고 게임 특유의 집중력에 관한 연구로 유명하다. 미첼 웨이드는 구글, 랜드연구소, 백악관 등에 정보 관리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실용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게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마디로 이 책은 "게임은 도대체 어떤 세대를 탄생시켰고, 그들(게임세대)이 만들어 갈 비즈니스의 미래는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게임세대는 전문성과 집중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목표에 대한 성취욕도 뛰어나고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바로 게임의 특성과도 같다. 게임 사용자 관점에서 게임 세계와 그 영향력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경영자나 비지니스맨의 시각에서 "어떻게 이런 현상을 써먹을까..." 라는 냉철함을 유지하는 논지로 책의 서문을 출발하지만, 그 방향이 결국은 게임을 긍정하는 것이긴 하다.

 이 책의 시대배경은 2004~2005년 미국사회이기 때문에 한국 실정과는 사정이 틀린 면도 많아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은 1990년대에 가정마다 TV 연결 게임기가 상당수 도입되어 있지만, 한국의 경우 소위 아케이드 게임은 성인들 중심으로 ’불법 도박’이 주로 성행하다가 김대중정부들어 정보통신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장려하였고 그 결과 중 하나로 인터넷 요금이 저렴해지고 PC방이 보급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의 주요 소비세력인 청소년과 젊은층이 뛰어들었다. 닌텐도 역시 21세기 들어 젊은 층에서 시작하다가 최근에야 초등학생까지 보급되기 시작했고 그것도 중산층 이상 재력을 소유한 부모가 아니면 30만원씩이나 하는 닌텐도를 아이들에게 사주기에는 한국에서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나 역시,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근무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스타’같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무의식적으로 ’한심하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물론, 지금 20~30대 젊은 친구들은 우리 세대와는 성장환경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자라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로서는 게임용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스타’나 ’리니지’, ’WOW’를 하면서 서로가 친것이라 생각한다. 컴퓨터든, 게임이든 무언가에 미쳐서 집중력을 발휘하면 그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고 그 방향?은 마치 우리세대의 경우, 음악에 미치거나 춤에 미치거나 그림이나 책에 미쳐있다가 나중에 대중음악을 하거나 영화연극 분야에 뛰어들거나 소설을 쓰거나 만화를 그리게 되는 모습과 비슷할 것이다. 젊었을 때 무언가에 미치거나 집중하는 것을 잘 살리면 후에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게임을 자주한 세대를 ’게임세대’라 명명하고 그들에게서 특이한 공통점을 찾아서 동질화시키고 무언가 장점을 뽑아내어 회사와 조직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연구에 대해서는 조금 인정하기가 어렵다. 내가 게임에 빠져보기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저자들의 생각을 반박하기는 어렵다. 나는 네오펫, GBA, PSP, 테트리스, MMORPG, 에버퀘스트, 슈퍼마리오, 웨이브레이서, GTA, 툼레이더, 둠, 아메리카아미 온라인같은 게임도 해보지 못했고 우리 세대에서도 잘 다루는 ’스타크래프트’마저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게임세대가 지니고 있다는 장점들... 게임 세대는 20대 초중반이라고 해도 전문가를 자칭한다는 것. 죽으면 컨티뉴, 리셋, 로드하면 되니까 창업도 과감하고 시행착오에 익숙해서 용감하다는 것. 게임 세대는 경쟁을 즐긴다. 승리가 전부인 세계가 익숙하니까. 멀티태스킹에 익숙하고, 자기 능력에 상응하는 보수를 원한다. 퀘스트를 끝내면 아이템을 받는 것처럼. 높은 성과를 위한 리스크를 떠안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 게임을 많이 접하고 자란 저연령층(이라고 해도 20대 이상)은 경험이 풍부한 중간관리자들과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 등등...

 어느정도 저자들의 생각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한국의 현재 실정하고는 전혀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래도 특정한 연령층을 ’게임세대’로 칭하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찾고 연구하는 방식은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끝...

게임세대, 집중력, MMORPG, 닌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