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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나 철학, 경영경제학을 공부하다 보니 현대학문 구조상 서양학문이 더 활개를 치고 있고 먼저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한 책들을 많이 읽게 되고 그럴 때마다 서양학자들이나 저술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어느정도 알고 있지 않고서야 그들의 문화나 저술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먼저 이해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의외로 수학처럼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전문서적이 없다. 대부분 청소년을 위한 신화 책들과 논술이나 교과서의 참고서적들이 이 대부분...

하지만 그동안 흐릿하게, 얼핏 알고있던 그리스 신화와 로마신화, 그리고 알파벳과 영문자들의 어원, 신화를 거쳐 현대에 이른 다양한 격언이나 속담들(예 : 아킬레스건)을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앞으로 서양의 사회문화를 이해하거나 전문서적들에 다가가기 위해 불가피할 것이다. 서구사회의 출발점이 그리스 신화 등 지중해 문화이니...

그리스 신화는 정치, 종교, 경제, 사회, 문화, 문학, 철학, 자연과학 등 서구사회 전반에 있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영향을 미쳐왔고 현재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를 주로 다룬 것이다. 이번에도, 그리고 언제나 서구사회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들은 지금으로부터 대략 3,000년도 안되는 역사임에도, 하나의 국가 기준에서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는 역사일 수 있음에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역사와 뿌리를 더 찾고 다듬고 발전시키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없이 해석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는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럽다.(미국의 경우 겨우 300년 밖에 되지 않은가?)

그리스 신화를 다시 접하고 나니 18세기 이후 서구사회가 지배력을 행사한 세계 역사가 왜 그렇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것 같다. 그리스 신화는 한편으로 믿기 힘들고 황당무게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패륜을 넘어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잔혹함이 신화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정의로움보다는 힘과 힘의 대결,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쟁취, 그에 따른 질투와 복수 등 인간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훌쩍 넘어서고 있지만, 오히려 그리스 신화가 뼈 속 깊이, 서구인들의 DNA 속에 자리잡고 있으니 18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세계적인 전쟁과 약탈, 살상과 폭력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면서도 또 나름대로는 그리스 신화 일부에 나타나는 분쟁에 대한 협상과 양보, 재판이나 조정, 역할분담, 신과 인간의 접근성 등은 악랄하고 잔인한 서구사회의 합리적인 이면에 대한 근거를 보여주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 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인간들의 나약함을 통해 겸손과 평화에 대한 이유와 중요성을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새삼 발견한 특징은 그리스 신화에서 세상과 우주의 탄생을 혼돈(Chaos)에서 자연스럽게 출발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의 중심, 그리스 신과 인간들의 활동무대의 중심의 그리스의 중심인 ’델포이’다. 중국의 ’중화주의’가 그렇듯이...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는 아폴론 신전과 신탁, 올림피아 경기대회, 파르테논 신전의 탄생, 천지창조와 신들의 전쟁, 제우스-티탄신족-올림피아 12신, 프로테우스와 인간의 탄생, 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의 역할분담,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아테나 여신과 아폴론신, 디오니소스 신앙, 페으세우스와 안드로메다, 헤라클레스의 모험, 이올코스의 왕자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 테세우스이 모험, 오이디푸스왕, 저주받은 아트레우스 왕가, 트로이아 전쟁, 오디세우스의 항해, 나르키소스와 에코, 오리온과 피그말리온의 사랑,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등이다.

- 그리스 신화에 근거한 어원들 -

<미로(Lagyrinth)> : ’영웅 테세우스의 모험’이란 신화에서 크레타의 미노스왕 시대에 테세우스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잡고 탈출하는 공간이 미궁으로 불리는 ’라비린토스(Labyrinthos)’가 어원이다. 라비린토스는 당시 명장 다이달로스가 건축했다고 전한다.

<우라늄(Uranium)> : 카오스에서 생명을 얻은 최초의 신 중에서 어머니격인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낳은 ’우라노스(Uranos)’가 어원이다. ’우라노스’는 혼자서 별로 뒤덮인 하늘이라는 뜻으로 현재 천왕성의 이름으로 쓰인다.

<거인(Giant)> :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자식인 우라노스와 관계하여 12명의 티탄 신족을 낳고 뒤이어 거인족 키클롭스와 괴물 헤카톤케이르를 낳았는데 우라노스가 키클롭스와 헤카톤케이르를 미워하여 ’빛이 닿지 않는 땅속 깊은 곳, 타이타로스’에 가두는데 가이아는 티탄 신족 중 막내아들 크로노스를 부추겨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죽인다. 이 때 우라노스의 피가 대지에 떨어지면서 복수의 여신 ’에리니어스 자매’와 거인족 ’기간테스 형제’, 그리고 님프들이 태어난다. 기간테스(Gigantes)가 어원이다.

<태풍(Typhoon)> : 올림포스 신족 3형제(포세이돈, 하데스)이 천하를 지배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의 상대가 괴물족인 기간테스족과 티폰(Typhon)족이다. 티폰이 어원...

<나이키(NIKE)> : 티탄 신족인 테미스와 제우스가 낳은 세 딸 ’호라이(계절의 여신)’ 중 하나인 정의의 여신 ’니케(Nie)’가 어원이다.

<음료수 넥타(Nectar)> : 올림포스 신들이 마시는 ’신들의 술, 넥타르’가 어원이다.

<그리스(Hellas), 그리스인(Hellenes)> :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데우칼리온과 동생 에피테메우스의 딸 피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헬렌(Hellen)이 어원이다. 그리스인의 조상은 헬렌이다.

<시간(Hour)> : 율법과 질서의 여신 테미스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계절의 3여신 호라이(horai, 단수형 Hora)가 어원

<음악(Music)> : 티탄 신족인 므네모시네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음악을 주관하는 9명의 여신 무사이(Musai)가 어원

<샹젤리제(Champs Elysees)> : 프랑스어 평원(Champs)와 신들이 총애하는 일부 인간들이 사후에 도착하는 천국 엘리시온(Elysion) 평원이 어원이다.

<심리학(Psychology)> : 사랑의 신 에로스가 사랑에 빠진 지구상의 미인 프시케(Psyche)가 어원이다. 프시케는 에로스의 어머니인 아프로디테에게 엄청 구박을 받다가 넥타르를 마시고 불사신이 된다.

<(Aphrodisiac)> : 지혜와 전쟁의 신 아프로디테(Aphrodite)가 어원

<대양(Ocean)> :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Oceanos)가 어원

<대서양(Atlantic Ocean)> : 그리스인들은 지구 서쪽 끝에 아틀라스(Atlas)라는 대륙이 있다고 생각했다.

<조화(Harmony)> : 전쟁의 신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딸 하르모니아(Harmonia)가 어원이다. 하르모니아는 카드모스와 결혼하여 5명의 자식, 아우노토에, 이노, 아가베, 세멜레, 폴리도로스을 낳았는데 모두가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다.

<경적(Siren)> : 트로이아 전쟁의 수훈 오디세이아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로 고행 이테카로 돌아가기 위해 험난한 항해를 하는 와중에 통과해야 하는 세이렌(Seiren) 섬에서 유래... 여성의 머리에 새의 몸을 가진 세이런은 바다를 항해하는 뱃사람에게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려주어 정신을 잃거나 바다에 빠져죽는다. 오디세우스는 노래를 들어보고 미치지 않기 위해 돛대에 자심의 몸을 묶고 섬을 통과한다.

참고로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는 신의 체계도를 파일로 첨부한다. 무지 복잡하지만 이름이라도 알아두면 좋을 듯 해서...ㅋㅋㅋ

끝...

상식으로꼭알아야할그리스로마신화, 혼돈, 델포이